[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CXO연구소, 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오너家 임원 270명 분석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970년 이후 태어난 주요 오너가 임원 270명 중 ‘회장(會長)’ 반열에 올라선 경영자만 이미 20명을 넘어섰다.

부회장(副會長)급까지 합치면 50명 정도 활약하고 있다. 또 ‘사장(社長)’급 직위에 오른 젊은 오너도 150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장급 2명을 포함해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 오너 임원도 10명 중 3명 정도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 업계에서도 삼일제약 허승범(42세) 회장이 2세 경영자로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도 MZ 세대 젊은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미약품 임주현(49세) 사장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CEO급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과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47세) 사장도 나란히 부회장, 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는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家 임원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파악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70명이었다. 이중 공식적으로 ‘회장(會長)’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50대 초반 미만에 속하는 젊은 회장급 경영자만 20명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공정위가 지정한 72개 그룹 중에서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53세인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중순에 수석부회장에서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51세인 현백화점 정지선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에 부친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타이틀을 처음 달아 회장 직위만 10년 이상 유지해오고 있다. DB그룹 김남호(48세) 회장은 2020년 7월, 한진그룹 조원태(47세) 회장은 2019년 4월, LG그룹 구광모(45세) 회장은 2018년 6월에 각각 그룹 최고 수장 반열에 올라섰다.

작년 연말에는 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51세) 사장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회장 명패를 새로 새기며, 그룹 내 1인자임을 확고히 했다.

주요 중견기업 중에서는 창업 1세대 회장급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과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는 SG 박창호(51세) 회장과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이스트소프트 설립자 김장중(51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됐다. 두 회장은 1972년생으로 동갑내기 창업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4세 경영자 중에서는 CS홀딩스 장원영(48세) 회장이 유일했다. 장원영 회장은 동국제강그룹 장경호 창업가→2세 장상준 회장→3세 장세명 사장의 계보를 이어가는 경영자로 확인됐다. CS홀딩스는 조선선재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3세 오너가 임원은 현대차(정의선), 현대백화점(정지선), 한국타이어(조현범), 한진(조원태) 회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활약 중이다. 삼아제약 허준(52세) 회장, 조선내화 이인옥(52세) 회장, 대림비앤코 이해영(52세) 회장, 성신양회 김태현(49세) 회장 4명도 70년 이후 출생한 경영 3세 회장급 오너가로 분류됐다. 이중 대림비앤코 이해영 회장은 DL그룹 이재준 창업자의 손자이자 전(前) 대림산업 이부용 부회장의 장남이다. 성신양회 김태현 회장은 자신의 조부(祖父)이자 성신양회를 일으킨 김상수 초대 회장과 부친(父親)인 김영준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2세 경영자는 DB 김남호 회장을 포함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에이치와이(舊 한국야쿠르트) 윤호중(52세) 회장, 송원산업 박종호(50세) 회장, 삼목에스폼 김준년(49세) 회장,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46세) 회장, 이지홀딩스 지현욱(45세) 회장, 동양고속 최성원(44세) 회장 등이 대표적인 2세인 회장급 오너 경영자로 파악됐다. 여기에 1980년대생 MZ세대인 삼일제약 허승범(42세) 회장과 휴켐스 박주환(40세) 회장 2명도 젊은 회장급 반열에 오른 2세 경영자로 조사됐다.

부회장(副會長)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이번 조사에서 29명으로 조사됐다. 이중 외아들이거나 장자(長子) 혹은 지분 등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으로는 넥센 강호찬(52세) 부회장, 금비 고기영(52세) 부회장, 세종공업 박정길(52세) 총괄부회장, 대창 조경호(51세) 부회장, 동원F&B 김남정(50세) 부회장,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형제(兄弟)가 모두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세예스24그룹 김동녕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김석환(49세)·김익환(47세) 부회장은 두 살 터울로 현재 같은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경영에 참여 중이다. 화승알앤에이 현지호(52세), 화승인더스트리 현석호(50세) 두 형제도 동일한 부회장 직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70년 이후 출생한 회장 현황. (제공: CXO연구소)
70년 이후 출생한 회장 현황. (제공: CXO연구소)

조사 대상자 중에는 여성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인지컨트롤스 정혜승(51세) 부회장, 대상홀딩스 임세령(46세) 부회장, 한솔케미칼 조연주(44세) 부회장이 여성 부회장 트로이카로 활약 중이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부회장도 3명 있었다. 대명소노시즌 서준혁 부회장과 동양고속 최성욱 부회장은 올해 43세인 동갑내기다.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도 80년대생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7080세대 오너가 임원 중에는 해외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유학파 출신이 많아 글로벌 경영에 밝은 젊은 경영자가 많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해외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만 지나치게 따르다 보면 한국적 기업 문화의 특성과 맞지 않은 경우도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영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풍토에 적합한 경영 문화로 한 단계 새롭게 승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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