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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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가 7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확진자도 연일 14만명을 웃돌며 확진자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달 안에 하루 확진자가 25만여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확진자들을 위한 치료 시스템은 현재 엉망이다.

보건소 전화 연결은 불통에다 동네 의원에서도 진료를 꺼리고 있어 확진자들은 불안감 속에서 가까스로 재택치료를 하는 상황이다.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필자 주변에 코로나 확진이 된 30대 동생은 보건소에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몇 시간을 기다렸고 확진된 이후에도 이틀 동안 확진자 행동지침도 알지 못하고 전파 여부나 방역물품 지원 여부 같은 것도 듣지 못했다. 방역당국에서 받은 연락이라고는 확진자에게 발송되는 심리지원 관련 안내문자 한 통이 전부다.

많은 재택 치료자들은 확진 통보를 받은 뒤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고, 정보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확진자 본인은 물론이고 밀접접촉자인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안내가 없는 것이다. 그저 집안 각방에서 생활하고 ‘알아서’ 자가격리를 시작하는 게 전부다.

이달부터는 확진자의 동거 가족은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수동감시 대상이 돼 격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혼자 사는 확진자는 약을 구하기도 힘들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경우에는 공간을 분리하기 쉽지 않아 ‘재택방치’가 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루 확진자 25만명 시기가 오면 재택치료 구멍은 더 커질 것이다. 3~4일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도 못 받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은 경미하나 갑자기 상태가 악화된 확진자들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 ‘알아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안내 없이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당황해 하고 확실한 매뉴얼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미크론 변이의 폭발적인 확산세는 3월에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저 멀리 느껴졌던 코로나의 위협이 턱밑까지 오면서 지인들도 하나둘씩 ‘재택 투병기’를 내놓고 있다.

재택치료는 재택방치로 봐야 한다. 코로나에 걸려 불안할 때 현재 정부가 하는 일은 “집에서 가만히 있어라”로 들린다. 최근 확진된 복지부 차관도 의료기관에 몇 번 전화했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됐다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택치료에 구멍이 생기면 고위험군 확진자들은 제때 치료받지도 못한 채 큰 위험에 노출된다.

확진자 25만명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어느 곳에서도 치료방법이나 유의사항 등을 빨리 알려주는 곳이 없다면 확진자들은 더욱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러한 혼란이 진정될 수 있도록 방역당국과 지자체의 시스템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재택치료자를 관리할 보건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일각에서는 ‘재택방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생활 속에서 코로나를 극복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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