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자 '플랜B' 방역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재택근무가 다시 권고되며, 영화관이나 극장 등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하는 실내 시설이 확대된다. 2021.12.09.
[런던=AP/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자 '플랜B' 방역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재택근무가 다시 권고되며, 영화관이나 극장 등 마스크를 의무 착용해야 하는 실내 시설이 확대된다. 2021.12.09.

2년만에 ‘위드 코로나’… 존슨 총리 “팬데믹 안 끝났지만 오미크론 정점 지났다”

“새로운 변이 대비해 감시 시스템 유지”… 야당·의료계는 비판, 혼돈 우려

영국이 확진자 자가격리와 무료검사를 없애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지 2년 만에 ‘위드 코로나’로 이행한다.

감염돼도 중증이 되거나 사망하는 위험이 적어졌으니 경제·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드는 방역을 풀겠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현지시간)부터 잉글랜드에서 자가격리를 포함해서 법적 방역규정을 모두 폐지한다고 21일 의회에서 밝혔다.

이에 맞춰 저소득층 자가격리 지원금 500파운드(약 81만원)도 없어진다.

존슨 총리는 3월 말까지는 확진자에게 집에 머물라고 권고하지만, 그 이후에는 유증상 감염자가 개인의 책임을 행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4월 1일부터는 코로나19 무료신속검사도 중단한다. 단, 유증상 고령층 등은 계속 무료 신속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신속검사키트 7개들이 한 상자 가격이 20파운드(약 3만 3000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존슨 총리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끝나지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은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 후 중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상당히 약해졌으며,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엔 대규모 검사가 별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앞으론 백신과 치료제가 코로나19 대응에 첫 번째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이날 75세 이상 등을 대상으로 봄에 부스터를 접종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백신 접종 및 면역 공동위원회(JCVI)는 더 넓은 집단을 대상으로 가을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지난 2년간 노력으로 인해 정부 규제에서 개인 책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또 방역규제는 경제, 사회, 정신건강, 어린이들의 삶에 상당한 희생을 초래하는데 그 비용을 계속 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런던(영국)=AP/뉴시스] 지난해 12월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 토마스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을 기다리는 모습. 2022.01.05.
[런던(영국)=AP/뉴시스] 지난해 12월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세인트 토마스 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을 기다리는 모습. 2022.01.05.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코로나19와의 전쟁이 끝난 뒤에야 방역규제를 없애려고 하면 영국인들의 자유가 너무 오랜 기간 제한되며 이는 옳은 방식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변이가 또 나타날 것에 대비해 감시 시스템을 유지할 것이며 백신은 충분히 확보해놨다고 말했다. 또 필요할 경우 검사를 다시 확대할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이날 신규 확진자는 3만 8409명, 사망자는 15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1월 4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22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관해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더 큰 혼란과 혼돈을 겪게 됐다”며 “총리의 ‘위드 코로나’ 계획은 보건부 장관조차 설득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당초 오전에 각료회의를 개최하고 ‘위드 코로나’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었으나 무료검사 폐지를 두고 의견이 충돌한 탓에 오후로 일정을 연기했다.

의료계에서는 우려 목소리가 크게 나왔다.

영국의학협회(BMA) 찬드 나그폴 회장은 “사회에서 취약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전략이며, 사람들에게 더 자유를 주는 대신에 더 많은 불확실성과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는 규제 해제를 반기면서도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무료검사 폐지와 자가격리 지원 중단으로 인해 규제 해제 효과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상공회의소(BCC)는 “정부는 공중보건 결정을 산업계에 떠넘겨선 안된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존슨 총리는 이어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와 영국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과 함께 기자회견을 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다루면 된다”면서 “몸이 아프면 출근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 더 엄격한 규정이 있는 독일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과학자와 정치인들 사이에 의견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지만 두 과학 고문들은 주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발란스경은 “팬데믹 이전 행동으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햇빛을 즐길 때도 우산을 챙겨라’라는 말을 인용했다.

발란스경은 “변이가 더 나올 것이고 심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영국 통계청 조사 등을 통해서 조기 감지해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휘티 교수는 중환자실 입원자 중에 백신 접종자가 미접종자보다 훨씬 적다면서도 “법적 의무는 없어졌지만 공중보건의 측면에서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5일간 격리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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