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인민회의 장면. 2022.02.08. (출처: 뉴시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장면. 2022.02.08. (출처: 뉴시스)

최룡해 주재… 김덕훈 등 참석

北‘뒷배’인 中자극 않으려는 듯

16일 ‘김정일 생일’ 행보에 주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한국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지난 6~7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강경 입장을 지속해온 그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의중을 대내외에 직접 발신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6~7일 개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최고인민회의 제 14기 제6차 회의가 2월 6일부터 7일까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회의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주재했다. 주석단에는 김덕훈 내각총리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들,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이 보였지만 김 위원장의 모습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아니어서 참석할 의무는 없지만 과거 회의에서 국무위원장 자격으로 시정연설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내놓은 적이 있기 때문에 당초 참석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미국에 3차 북미정상회담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지난해 9월에도 남북통신연락선 복원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일곱 차례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데다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철회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와 참석할 경우 내놓을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게다가 미국이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면서도 동시에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 강화로 맞서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 계기에 ‘유예 폐기’ 시사에서 한 발짝 더 나간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당 중앙위 제8기 제6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베이징 동계올림픽 고려한 듯

하지만 김 위원장이 새로운 대외메시지를 내지 않는 건 지난달 ‘유예 폐기’ 시사 이후 별다른 입장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올해 시작부터 무력시위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흐름상 이른바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여겨지는 ICBM 발사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의 침묵 행보의 배경은 우방인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의 ‘뒷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국을 굳이 자극시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도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일에 맞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성공적인 개최를 지지했고, 이후에도 북한은 올림픽 관련 보도를 수시로 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북한이 지난번 정치국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0번째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자신들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모아진다.

이때도 올림픽 기간인지라 군사 행동 대신 광명성절을 경축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만 주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은데, 이와 함께 미국의 반응과 주변 정세를 봐가며 메시지를 낼 시점과 강도 등의 대응 수순을 북한이 결정하지 않겠느냐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베이징=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념품 판매점 앞에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을 사려는 시민들이 일부 의자까지 들고 줄 서 있다. 빙둔둔은 추운 날씨에 밤새 줄을 서서 기다려도 사기 어려운 희귀템이다. 2022.02.07.
[베이징=AP/뉴시스] 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념품 판매점 앞에 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인형을 사려는 시민들이 일부 의자까지 들고 줄 서 있다. 빙둔둔은 추운 날씨에 밤새 줄을 서서 기다려도 사기 어려운 희귀템이다.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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