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12.17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1.12.17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천 명을 넘어서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가운데 문화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움츠렸던 문화계가 기지개를 켜는가 했지만, 45일 만에 끝났기 때문이다.

◆영화·극장가 영업시간 제한에 비상

17일 중앙박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영화관·공연장의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된다. 별도 수칙으로 관리됐던 전시회·박람회, 국제회의 등도 50인 이상인 경우 마찬가지로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그간 연말은 문화계에서 최대 성수기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수년째 각종 공연과 전시, 영화 상영 등이 줄줄이 중단하거나 일정이 연기돼 왔다. 게다가 이번에 정부가 연말 기간에 또다시 방역 강화에 나서 문화계에서는 한숨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이에 16일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DGK) 등 5개 영화단체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단체는 성명문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움직임에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며 “다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극장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영화계 전체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계는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로 적용할 경우, 사실상 심야 시간에는 영화 상영 시작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황금시간은 퇴근 시간 후다. 예컨대 오후 8시 30분 예매할 경우, 영화 상영 시간을 감안 한다면 끝나는 시간이 10시에 다다른다. 즉, 영화관 피크시간인 심야에는 관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18일부터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에서 심야에 신작 예매가 불가능하다.

관객이 줄어들면 영화 개봉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주연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을 연기했다. 또 배우 설경구와 이선균이 호흡을 맞춘 영화 ‘킹메이커’도 개봉을 연기했다. 12월 개봉 계획이었던 작은 규모의 외화들도 개봉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체는 “영화 관람 회차를 줄임으로써 국민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개봉을 연기한 영화 '킹메이커' 포스터 (출처: 해당 포스터 캡처)ⓒ천지일보 2021.12.17
개봉을 연기한 영화 '킹메이커' 포스터 (출처: 해당 포스터 캡처)ⓒ천지일보 2021.12.17

◆공연계, 줄취소 피했으나 불안

공연계의 경우 줄취소는 피했으나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거리 두기에 따르면, 비정규 공연시설 내 행사에는 접종 완료자로만 최대 299명, 접종 여부 구분 없이는 최대 49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만약 300명을 초과하는 행사일 때는 관계부처 사전 승인 하에 개최할 수 있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의 승인을 받을 경우 실내체육관·컨벤션센터 등에서 대중음악 콘서트를 5000명 미만으로 열 수 있다.

현재 예정된 가수들의 공연은 방역을 준수하면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 콘서트를 끝내고 상경한 가수 나훈아(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를 시작으로 김준수(코엑스), 에픽하이(올림픽공원 올림픽홀), NCT 127(고척스카이돔) 등의 공연이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이승철, 윤종신, 트와이스 등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최근 전국에 댄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여성 댄스 크루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공연도 준비돼 있다.

그런가 하면 27일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록 밴드 후원 ‘K-밴드 날개를 펴라 Vol.2’ 콘서트는 내년 3월로 연기됐다. ‘K-밴드 날개를 펴라’는 실력은 있으나, 재정과 기회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밴드들을 위해, 유명 선배 뮤지션들과의 조인트 콘서트로 후원하는 기획 의도로 지난 6월 26일 첫 무대를 가졌다.

이처럼 잠시나마 기지개를 켜던 문화계는 연말을 맞아 대거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다. 올해 영화·공연시장에서 연말 대목의 기대는 어렵지만, 새해에는 확진자 감소로 문화계에도 훈풍이 불기를 기대해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