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김정은 행보 선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가능성
과시용보다는 내부 결속 초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은 10일 지난해와 달리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 없이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민대중제일주의’ 행보나 업적을 소개하며 충성심을 고취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전면에 ‘인민대중제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가는 조선노동당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다’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인민의 운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우리 당의 최대 중대사”라며 일심단결을 독려하는 등 김 위원장의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상기했다.
또 다른 기사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된 개성에 식량·생활비를 특별 지원한 사례와 태풍 수해지역 방문 등 위민헌신 업적을 열거하며 홍보했고, 당을 ‘어머니’에 비유해 노동당의 의미를 되짚고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중국 공산당의 꽃바구니 전달 등 우방국의 당 창건일 축하 현황을 소개하는데 그쳤고, 열병식이나 중앙보고대회 등 대규모 행사 소식은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군 당국도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 창건일에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매년 해왔기 때문에 내일(11일)께 관련 보도가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주년 아니라 조용하게 보내는 듯
지난해 당 창건일 75주년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북한은 당시 전례에 없던 심야 열병식을 개최하고 불꽃놀이와 발광다이오드(LED) 장착 전투기 등 어둠 속 빛을 활용해 화려한 볼거리를 연출했다. 여기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줄줄이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그간 주요 일정을 계기 삼아 내부 결속 또는 대외 과시용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등에 관련 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면 대내외 과시보다는 내부 결속 쪽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몇일 전부터 평양남북도 예술단 공연 준비나 농근맹·여맹 등 각 조직의 경축모임, 국가산업미술전시회 개막 등 당 창건일을 기념하는 소식만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데다 이미 지난달 정권 수립 기념일에 비정규군 열병식을 진행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하반기 대내외 정책을 언급했기 때문에 당 창건일을 조용하게 넘기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식량난 등 내부적 어려움 속 김 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가 중대 문제 해결 등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반면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등으로 감지되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45년 10월 10일 열린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대회를 계기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발족한 것을 노동당 창건일로 삼고 있다. 노동당 창건일은 북한의 최대 정치적 명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