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성자는 아니어도 도둑놈으로 내버려두진 않았다”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사)사랑과행복나눔재단 운영권을 놓고 조용기 원로목사와 교회 장로들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 목사가 사랑과행복나눔재단과 관련,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지난달 마지막 주일예배 때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조 목사는 최근 교회 시무장로와 교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장남의 재단 사유화를 주장하며 가족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해 장로들로부터 심적 압박을 받아왔다.

조 목사는 지난달 31일 주일설교에서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도우려는데 자꾸 조용기와 그 가족들이 돈을 빼돌린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면서 “교회 일부 사람들이 서명을 통해 나를 골탕 먹이려 하지만 나는 절대로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간은 구약성경 ‘여호수아’에서 외투와 금덩이를 훔쳐 자신은 물론 집안의 모든 가족과 가축까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

조 목사는 재단 기금과 관련해 “재단에서 받은 500억 원은 교회에서 (재단) 기초돈으로 기부한 것”이라며 “재단은 정부의 것이기에 정부가 늘 와서 감시를 하며 누구도 그 돈에 손댔다가는 철창신세가 된다”고 해명했다.

조 목사는 또 “내가 바보 같아도 실제 바보는 아니다. 우리 집사람이나 애들이 성자는 아니고 훌륭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도둑놈은 아니다. 도둑놈이 되도록 내가 내버려두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아간’이 아니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에서는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교회가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법인으로 조 목사 부인인 김성혜 총장과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조 목사를 밀어내고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장로들을 중심으로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내 주요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서명운동에는 800여 명의 시무장로 중 600여 명이 참여했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덕근 총무부장은 “일부 권세 있는 장로들이 재단운영을 주도하려다 잘 안되니까 물리력을 동원해 사무실 집기류도 가져가고 마치 원로목사님 가족이 들어와서 돈을 빼돌리고 재단을 사유화하려는 것처럼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와 교인들을 선동해 서명운동까지 한 것”이라며 왜곡된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이 총무부장은 가족들이 주요직책을 맡고 있다 보니 외부에서 그렇게 오해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재단설립 시 이사로 추대된 4명의 장로가 마치 자신들이 재단의 주인행세를 하며 재단설립취지와 어긋난 운영을 해왔기에 원로목사님이 설립취지에 맞는 운영을 하시고자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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