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응평리 석실묘 전경 (제공:문화재청)ⓒ천지일보 2021.7.2
부여 응평리 석실묘 전경 (제공:문화재청)ⓒ천지일보 2021.7.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도굴이 되지 않았던 백제 사비기 귀족 무덤에서 인골과 금동 귀걸이가 발견됐다.

2일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부여 응평리 일원에서 도굴되지 않은 백제 굴식돌방무덤(橫穴式 石室墓, 횡혈식 석실묘)을 발견하고 유적의 훼손 방지와 보존을 위한 긴급발굴조사를 지난 6월부터 시행한 결과, 인골 2개(두개골)와 금동 귀걸이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여 응평리 일원에는 백제 사비기 고분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사비도성의 동쪽 외곽의 거점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발견된 고분은 토지 경지 정리 과정에서 천장석이 일부 훼손되면서 그 모습이 드러났는데, 내부에서 인골(두개골)을 비롯한 관재(棺材)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고, 도굴의 흔적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 부여군, 토지소유자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긴급발굴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노출된 금동 귀걸이 일부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7.2
노출된 금동 귀걸이 일부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7.2

조사 결과, 고분은 굴식돌방무덤으로 전체적인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구조는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과 연도(羨道), 묘도(墓道)로 이뤄졌는데, 현실의 오른쪽에 연도가 위치한다. 현실의 규모는 길이 220㎝, 너비 110㎝, 높이 115㎝이고 단면 형태는 육각형인데, 이러한 양상은 백제 사비기에 유행하였던 전형적인 석실묘의 형태이다. 고분은 잘 다듬은 대형의 쪼갠 돌(판석, 板石)을 이용해 축조했다.

내부에서는 인골 2개체와 금동제 귀걸이 1개, 관고리 등 목관 부속구 등이 확인되었다. 금동제 귀걸이는 피장자의 위계와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데, 귀족무덤으로 추정되는 부여 능안골고분군, 염창리고분군 등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또한, 2개체의 인골과 묘도부 토층에서 확인되는 두 차례의 굴광 흔적은 당시 매장풍습인 추가장(追加葬)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수습된 인골에 대해서는 고고학, 법의인류학, 유전학, 생화학 등 관련 전문가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피장자의 성별, 나이, 사망시점 등을 분석하고, 더 나아가 백제 시대 사람의 모습을 복원하고, 출토된 목관 부속구를 기반으로 목관을 복원하고 입관, 운구 등과 같은 매장습속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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