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4.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지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열리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교회가 코로나 대응 잘했냐 묻자

목회자·개신교인 집단은 ‘긍정’

비개신교인·언론인 집단 ‘부정’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개신교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놓고 교계 안팎의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목회자들과 개신교인들 대다수가 교회의 대응 방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비개신교인들은 다소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장로회신학대는 목회자(300명), 개신교인(500명), 비개신교인(500명), 언론인(102명·기독교계 언론 제외) 등 4개 집단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장신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교회의 코로나19 대응에 상반된 평가를 했다. ‘전체적으로 교회는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제시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선 목회자(79.7%)와 개신교인(58.6%) 집단에서 절반이 넘게 ’잘 대응했다‘고 답했다.

반면 비개신교인과 언론인 집단에서 잘 대응했다는 응답은 각각 12.0%, 24.5%에 그쳤다. 긍정률이 가장 높은 목회자와 가장 낮은 비개신교인 간에 차이는 6.6배였다.

‘교회가 예배·모임 자제, 감염수칙 준수 등 정부의 방역 정책에 잘 협조했는가’에 대한 질문에도 교계 안팎의 입장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목회자 91.0%, 개신교인 62.7%가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지만, 비개신교인과 언론인은 각각 13.2%, 25.5%를 제외하곤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교회는 사회가 교회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냐’고 묻는 말에서도 목회자와 개신교인 집단은 각각 66.3%, 56.5%로 긍정적인 입장이 많았으나 비개신교인과 언론인 집단에서는 15.3%, 17.6%에 그쳤다.

다만 교회가 비대면 예배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집단에서 긍정률이 70% 이상을 보이며 비대면 예배 전환이 감염 확산 저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드러난 교회의 문제점으로 목회자를 제외한 3개 집단은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는 최근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하게 된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년여간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대규모 숙식예배 등을 통해 교회 관련 종교시설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목회자들의 경우 ‘교회가 사회적 공적 역할을 생각하지 않은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목회자(25.7%)들과 개신교인(43.1%)들은 한국교회에 대한 방역 조치에 대해서도 불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비개신교인(57.2%)과 언론인(55.9%)은 상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인식했다.

언론의 코로나19 관련 교회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목회자들의 긍정률은 17.7%, 개신교인 38.3%로 대부분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비개신교인과 언론인 집단의 긍정률은 60%로 큰 차이를 보였다.

4개 집단의 응답자 대부분은 방역 정책을 따르지 않는 일부 교회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이후 개신교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여야 할까. 목회자들은 ‘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70.3%)’ ‘사회 약자 돌봄(66%)’을 1순위로 꼽았으며, 개신교인은 ‘교회의 정치 참여’와 ‘이념적 태도의 자제 (51.2%)’ ‘사회와의 적극적 소통(43.6%)’을 선택했다. 비개신교인은 ‘비대면예배 활성화(55.2%)’와 ‘정치참여 자제(51.3%)’를 바랬다.

‘개신교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사회를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가에 따라 앞으로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질의에 모든 집단의 긍정 응답은 70~80%로 나타났는데, 이는 교회가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데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장신대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올 1월 6일∼17일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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