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총장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尹 “반격 출발… 투표하면 바뀐다”

정권 심판론에 더욱 힘 실릴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윤석열 전(前) 검찰총장이 4.7재보궐선거의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중도층·무당층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전날(29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며 “시민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투표하면 바뀐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이번 재보선과 관련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이 범야권의 우회적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민주정치라는 건 시민이 정치인과 정치세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책임을 묻고, 잘못했으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 시스템”이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야권 후보 선거운동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와 맞물려 야권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서 “나중에 입당을 하든, 당을 만들어 합당을 하든 야권 단일 후보 경선을 하든, 뭉쳐서 한 명의 후보를 내야 하는 대의명분에 반대할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을 견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YTN 라디오 방송에서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그 길에 들어섰다고 보는 게 상식일 것”이라며 대선 출마의 길에 들어섰다고 봤다. 이 위원장은 “중간 중간 누군가 계산한 듯한 행보를 한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반문(반문재인)연대’의 상징으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중도층·무당층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지난 27일 서울 거주 유권자 8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는 중도층에서 57.5%, 박영선 후보는 29.6%를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27일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3.5%p)에서도 오 후보는 중도층에서 56.2%, 박 후보는 27%를 기록했다.

결국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무당층의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가 박 후보보단 득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야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를 통해 중도가 많이 편입된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의 메시지가) 그걸 좀 더 공고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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