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발레리 멜니코프가 만들었던 대형 연하장(왼쪽)의 모습. (출처: 현지 언론사 '아무르스카야 프라브다'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2018년 발레리 멜니코프가 만들었던 대형 연하장(왼쪽)의 모습. (출처: 현지 언론사 '아무르스카야 프라브다'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러시아 극동의 얼어붙은 강 위에 대형 연하장이 등장해 화제다.

24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대형 연하장은 최근 아무르주(州) 주도인 블라고베셴스크에서 35㎞ 정도 떨어져 있는 마르코보라는 마을 주변의 호무티나강에 나타났다.

대형 연하장을 만든 주인공은 블라고베셴스크에 사는 알렉세이 시도로프 등 3명의 러시아 조각가다.

이들은 얼어붙은 강 위에 수북이 쌓인 눈을 빗자루와 삽으로 치워가며 연하장을 만들었다.

가로 40m, 세로 20m 크기의 대형 연하장에는 트리와 산타 모양이 담겼다.

연하장 상단에는 러시아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가 그려졌다.

조각가들은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상을 떠난 마을 주민 발레리 멜니코프(70)를 대신해 대형 연하장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레리 멜니코프는 겨울이면 빗자루와 삽을 이용해 이 강에 매년 대형 연하장을 그려왔다. 그는 10년간 연하장을 만들어 이 지역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2017년에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우주 상공에서 그의 대형 연하장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각가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대형 연하장에 '발레리 할아버지에게 (연하장을) 바친다'는 내용도 넣었다.

발레리 멜니코프의 지인들은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면서 올해 12월에 이 강에서 작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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