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라파엘힐링사업단 단장/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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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병원체란 사람이나 동물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말한다. 병원체는 병원균, 감염원 혹은 약간 의미가 다르기는 하지만 항원이라고도 하는데, 종류로는 곰팡이, 세균, 리케치아, 바이러스 그리고 기생충 등이 있다. 말하자면, 세계 팬더믹 현상인 COVID-19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의 병원체가 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병원체 출현 이후 세계인은 발현 이전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한번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경험)을 걷게 되는 것이다.

2020년 올해 언제인가부터 우리는 거의 매일 뉴스를 보며 COVID-19 질병 통계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의 하나이다. 거의 매일 방역당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감염자, 사망자 그리고 완치자 등의 통계 발표뉴스를 보며 이 숫자의 증감에 놀라기도 하고, 안심을 하기도 한다. 또한 방역당국은 이 숫자의 내용과 흐름을 분석해 11월 7일부터 기존 3단계에서 5단계인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체계”를 적용해 보건학이나 역학 대학교재에도 없는 새로운 방역체계기준을 제시했다.

필자는 보건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인지라 국민들에게 발표 통계숫자와 관련된 병원체의 특성에 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돕고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몇 글자 적어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병원체는 3대 특성이 있다. 그것은 감염력(infectivity), 병원력(pathogenicity) 그리고 독력(virulence)이다. 이 특성은 병원체가 체내 유입 후 거의 순서대로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코로나 바이러스 병원체가 인간병원소(human reservoir)의 입이나 코 등에서 삼출성 분비물인 재채기, 콧물, 가래 기침 등의 형태로 배출돼 비말 혹은 비말핵 형태로 공기 중에서 부유하다가 또 다른 사람인 신숙주(new host)에 동일한 경로인 코 혹은 손이나 음식물 등을 통한 입으로 유입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병원체가 인체에 유입된다고 해서 항상 감염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다. 병원체의 양이 너무 소량이거나, 이 항원에 대한 항체의 식균작용이 활발하거나 혹은 체내에서 감수성이 낮으면 감염되지 않는다.

반대로, 코로나바이러스의 병원체가 대량으로 유입되거나 면역력이 낮고, 감수성이 높으면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확진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병원체의 “감염력” 또는 “병원력”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COVID-19와 같은 호흡기계 질병은 소화기계 질병과는 달리 감수성이 높아서 “감염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감염력”은 불현성 감염과 현성감염을 모두 포함해 이 중 현성감염력이 병원체의 “병원력”이 된다. 즉 “병원력”은 외부로 나타나는 “현성확진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확진환자”는 “불현성 확진환자”와 “현성 확진환자”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므로 언제든지 “확진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 병원체가 외부로 배출될 수 있으니 병원체 최대 배출기간인 2주간 “자가격리”를 하라는 의미이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력은 매우 높아서 “확진환자”가 될 수 있지만, 잘 관리해 다행히 “완치자”가 돼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망자”가 될 수도 있는데, 이를 병원체의 “독력”이라 한다. “독력”은 질병의 위중한 정도를 말하는데, 중증환자와 사망자를 모두 가리킨다. 역학적으로 보면 코로나바이러스 병원체는 “감염력”은 매우 높으나, 현성질병인 “병원력”과 중증환자와 사망을 의미하는 “독력”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일관된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계 질병은 “감염력”은 매우 높으나, “병원력”과 “독력”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이론과 정확하게 일치된다. 다만, 노약자나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게 부가적인 사망자가 높다는 이론도 동일한 것을 보면 확실히 COVID-19는 호흡기계 질병의 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일깨운 새로운 경험 중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어느덧 일상생활에 정착됐는데, 향후 이 병원체의 알 수 없는 특성으로 인해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해야만 할지 그것이 염려되고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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