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영국 성공회가 부뢀절을 맞아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교회당 폐쇄 조치를 풀지 않는 가운데 한 여성 신도가 성공회 본당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닫힌 문 앞에서 무릎을 끊고 기도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12일 영국 성공회가 부뢀절을 맞아서도 코로나 19로 인한 교회당 폐쇄 조치를 풀지 않는 가운데 한 여성 신도가 성공회 본당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닫힌 문 앞에서 무릎을 끊고 기도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피해자 보호 실패 지적 제기돼
성범죄 저질러도 성직자로 임명
“피해자 지원 늦었다는 점 유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영국 국교인 성공회가 아동이나 취약한 상태의 성인에 대한 성학대를 막지 못하고 피해자 보호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아동성학대독립조사위원회(IICSA)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성공회의 지속적인 대응 실패가 학대 피해자에 트라우마를 남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40년대 이후 지난 2018년까지 성공회 내 성직자와 종교 지도자 390명이 학대 관련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성공회가 아동이나 청소년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오히려 의혹이 제기된 가해자를 숨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성공회 내 가해자 비호 사례 중 하나로 2007년에 사망한 로버트 웨딩턴 사건과 ‘낮에는 성공한 성직자 밤에는 성범죄자’로 불린 이언 휴스(50) 목사를 언급했다.

또 이미 아동 관련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이들이 성직자로 임명된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2018년 한해에만 교구 내 어린이나 취약한 성인에 대한 보호조치와 관련해 2504건의 우려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공회가 이 같은 주장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으며, 이는 무고하고 취약한 사람들에게 보살핌과 사랑을 제공한다는 성공회의 근본적인 도덕적 목적과 직접적으로 충돌되는 것이었다고 IICSA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성공회가 어린이 성학대 주장에 대한 대응을 개선하고, 피해자에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공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보고서 내용이 충격적이라면서도 “사과만으로 희생자들에 가해진 학대 영향을 없애지는 못하겠지만, 이러한 사과를 필요하게 만든 사건들에 대한 부끄러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성공회는 “몇몇 지역에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너무 늦었다는 점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한 지원의 개선을 촉구한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전적으로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IICSA는 지역당국과 종교기관, 군대, 공공기관 등에서 제기된 성학대 주장을 조사하기 위해 2015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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