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출처: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대한항공 항공기들. (출처: 연합뉴스)

국토부 승인땐 8월부터 운항

수송량 10t 이상 늘어날 듯

‘유럽·동남아’ 지역본부 폐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급감한 여객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여객기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 B777-300ER 등의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적재하면 화물 수송량은 최소 10t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B777 좌석 수는 291석이며 주로 미국 노선에 투입되는 장거리 전용 여객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보잉사 허가와 국토부의 승인을 거쳐 8월 중 운항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다만 아직 비용 등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11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여객기 좌석에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해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카고시트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별도의 가방이다.

이 같은 시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해 여객 수요 급감으로 매출이 하락한 항공사의 실적을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이 발 빠른 실적 개선 조치를 한 결과, 올해 2분기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경영효율화를 위해 조직 슬림화에도 나섰다. 회사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주지역본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남아지역본부를 없애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영업·운송·화물 기능은 분리해 본사와 각국 지점이 관리하기로 했다. 미주(LA), 중국(베이징), 일본(도쿄) 등 3곳의 해외지역본부는 유지한다.

대한항공 측은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이라며 “다국가로 구성된 2개 지역 본부를 폐지하고 대신 본사와 지점이 직접 협업하는 업무 체제를 구축해 신속하고 간소한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본사와 지점의 효율적인 업무 협업을 위해 글로벌 영업지원 조직과 24시간 여객 운송 지원센터를 본사에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해외지역본부 폐쇄 외에도 효율화 차원에서 운항 중단이 길어지고 있는 중국 등 해외 지점의 지점장들을 일괄 귀국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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