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한 커플이 대화를 나누네요. “오빠가 머리숱이 좀 돼. 알지? 30대 넘어가면 머리숱 싸움이야.” 여자친구가 마주보며 미소 짓습니다.

털은 참 묘합니다. 어딘가는 없었으면 하는데 또 어딘가는 많으면 좋다고 합니다. ‘인체의 신비’ 마지막 시간에는 이 ‘털’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누군가 그랬죠. 털이 많으면 미인이라고. ‘털’ 많은 사람에겐 은근 기분 좋은 소리겠으나 신빙성은 “글쎄올시다”입니다. 진화론적으로 따지자면 외려 털이 많으면 “진화가 덜 된 사람”으로 짓궂은 농담을 듣기도 합니다.

인간은 본래 몸을 뒤덮을 정도로 털이 많았지만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필요한 부위를 제외하고는 털이 퇴화되어 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다. 물론 지금 내 몸에 털이 많은 것을 두고 “난 진화가 덜 된 건가?”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니까요.

누군가는 가슴에 털이 있는 남성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가슴 털 생각만 해도 “으악~~”하면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당신은 어떤 취향인가요? 취존입니다.

기능적인 면에서 털은 외부로부터의 충격에서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머리카락의 경우 온도 차이에 매우 민감하고 취약한 뇌를 보호하며, 코털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먼지 등의 이물질이 폐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속눈썹은 땀과 미세입자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안구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공기의 흐름을 바꿔줍니다. 눈에 먼지가 자주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하니 “속눈썹이 짧아서 그래”라고 말했던, 속눈썹이 몹시도 길었던 친구가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짧은 소매 사이로 문득문득 보이는 겨드랑이 털이 신경이 쓰입니다. 털을 밀고 안 밀고는 각자의 선택임에도 유독 여성들에게만 ‘관리’를 요구하는 느낌입니다.

2019년 나이키는 겨드랑이 털을 드러낸 여성 모델을 앞세운 스포츠 브라 화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화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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