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기도법회, 오는 5월 30일까지 한 달 간 봉행
원행스님,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에 애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최소 인원만 참석해 진행
정부 당국·종단 방역지침 지키기 위한 노력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2000여개 사찰이 오늘(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에 들어갔다. 기도법회는 5월 30일 회향식까지 한 달 간 봉행된다. 불교 4대 명절 중 하나인 이날은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BC 563~BC 483)의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연등회 등 봉축 행사를 한 달 뒤로 연기한 조계종은 이날 부처가 이 땅에 왔었던 일을 찬탄하고 코로나 극복을 염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입재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으며, 정부 당국 및 종단의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방문객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 측정 등에 임했다. 인파를 대비해 행사장 인근 좌석은 모두 1m 이상 일정간격을 두고 배치됐다. 조계사 대웅전은 출입이 통제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도법회 입재식을 마친 뒤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기도법회 입재식을 마친 뒤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법어에서 “2600여년 전 카필라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난 아기 부처님께서 일곱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아래는 붉은 연꽃이 피어났다”며 “연등에 불을 켜고 어둠을 밝히는 것은 내 마음 속 어리석음과 욕심인 무명을 밝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에게 커다란 무명을 깨우쳐 주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이라며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늘 마주하던 사람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두 달 이상 자발적 격리 속에서 일어났던 탐심을 줄이고 화나는 마음을 달래고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노력을 한 덕분에 이제 일상생활을 ‘일상방역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시점에 이르러 그나마 다행스럽다”며 “그러나 과도한 욕심과 지나친 소비를 줄이는 ‘소욕지족적’ 삶으로 생활을 바꾸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불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에 대한 애도의 말도 전했다. 원행스님은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천 화재 사고 희생자 가족에 애도를 표한다”며 “만인천작, 1만명이 연등 빛을 밝혀 한 사람 한 사람이 존귀한 마음으로 세상의 괴로움을 룸비니 꽃동산으로 바꿀 수 있는 원력을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요청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한편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코로나19 치유와 극복을 위한 봉축점등식’이 진행된다. 올해 봉축등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난을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황룡사 9층탑’을 재현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22호인 연등회는 5월 23~24일 진행하기로 했다. 5월 23일에는 동국대 운동장과 종로일대에서 ‘어울림마당 및 연등행렬’을 진행하되, 축제형식이 아닌 국난극복을 위한 희망메시지를 담아 ‘촛불기원’ ‘희망의 등 나누기’를 실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극복과 치유기도’ 회향날인 5월 30일 오전 10시부터는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사찰에서 봉축법요식 및 국민 안전과 국난극복을 위한 기도정진 회향 법회가 봉행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교계와 이웃 종교지도자들은 전날 축하메시지를 발표했다. 가톨릭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를 비롯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불교나 기독교는 종교 안에서 하나다”라며 “희망과 자비와 사랑으로 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 내도록 용기를 북돋워주자”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기도법회 입재식이 봉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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