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천지일보 2020.3.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천지일보 2020.3.4

군사 기밀자료 유출 여부 ‘촉각’

외부 유출시 암호 푸는 과정 거쳐야

지난해 4분기부터 암호 해제 급증

A씨 포함한 퇴직자, 대학‧방위산업체 재취업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방부 산하 무기 연구‧개발 기관인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전직 연구원들의 기밀 유출 혐의가 포착돼 군과 경찰이 합동 조사에 나섰다.

26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국가정보원과 군사안보지원사, 경찰은 지난해 ADD에서 퇴직하면서 내부 자료를 빼간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ADD 연구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ADD 고위 간부 출신인 A씨의 경우 지난해 퇴직하면서 미래전 대비 무인화 기술과 관련된 자료 등 총 68만 건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은 68만건의 자료 가운데 기밀 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구체적인 유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정식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ADD 퇴직 연구원이 기밀 연구자료를 유출한 정황은 지난해 말 ADD 기술 보호팀의 방산기술보호실태조사에서 처음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ADD에서 취급되는 모든 문서는 문서 유출 방지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적으로 암호화가 된다. 해당 파일들을 외부에 갖고 나가려면 이 암호를 푸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ADD 측은 “지난해 4분기부터 암호가 풀어지는 양이 평상시보다 급격하게 늘어났다”며 “이 중 대부분은 해외 논문 등 일반적인 문서들인 것으로 보이지만 군사 기밀에 해당하는 문서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연구원들이 빼낸 자료에 드론 등 무인 체계, 인공지능(AI) 관련 소스 코드 등 군사 기밀 자료도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는 지난해 퇴직한 뒤 현재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연구기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전직 연구원 20여명도 대체로 대형 방위산업 기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포함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퇴직 이후 연구를 위해 자료를 출력‧저장한 것이지, 사적 이익을 위해 자료를 빼간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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