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고향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가지아바드의 버스정류장에 몰려든 일용직 근로자와 가족들. (출처: 뉴시스)
28일 고향행 버스를 타기 위해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가지아바드의 버스정류장에 몰려든 일용직 근로자와 가족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인구 13억 5천만명의 대국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봉쇄령’을 선포하자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근로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연합스에뉴 따르면 지난 며칠간 뉴델리 안팎 시외버스 정류장들과 주 경계 고속도로 등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지방 출신 근로자 수십만명이 몰렸다. 이들 대부분은 건설 현장을 찾아 떠돌던 일용직 근로자와 그 가족들로,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고 당장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지자 차라리 귀향을 결정한 것이다.

인도는 지난 25일부터 21일간 발동된 봉쇄 기간에는 학교, 교통 서비스, 산업시설을 모두 폐쇄하고 주민 외출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걸어서 고향을 가려는 이들은 주 경계와 도로로 몰렸다. 도롯가로 걷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이도 속출했고 걷다 지쳐 숨지기도 했다.

그 외 수만명은 각 주에서 마련해준 귀향 버스를 타겠다며 뉴델리와 인근 도시의 시외버스정류장 등에 몰렸다. 현지 TV 채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보면 상당수 근로자는 서로 버스에 타겠다고 뒤엉켜 밀려든 바람에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는 달리는 버스 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정부가 거듭 강조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완전히 무시된 셈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도 상당수였다. 특히 이들은 밀폐된 버스에서 밀집된 상태로 귀향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일용직 근로자의 고향행 행렬은 뉴델리뿐 아니라 다른 여러 대도시에도 발생하고 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누적 수십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주부터는 신규확진자가 하루 80∼90명가량으로 늘어났다. 그러다가 28일 하루 동안에는 180여명의 감염자가 발생, 확진자 수는 909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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