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연극, 사진전 등 행사 잇따라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2년 전 故 김수환 추기경은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기고 선종했다. 16일은 김 추기경이 선종한지 2주기 되는 날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가톨릭계의 정신적 지주였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고비마다 정권에 맞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그였기에 종교계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큰 어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얼마 전 주간지 시사저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으로 꼽힌 바 있다. 이로써 선종 후에도 그의 여전한 영향력이 입증된 셈이다.

그는 서울대교구 교구장 등을 역임했으며 47세의 나이로 최연소,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그는 억압받고 가난한 민중을 위해 정치계와 노동계 등에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의 추모 열기는 뜨겁다. 김 추기경의 선종일인 16일 오후 2시에는 용인 천주교 공원묘역 내 성직자 묘역에서 선종 2주기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추모미사가 봉헌된다. 대전교구에서는 김 추기경을 사진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는 15~27일까지 대전 평송 청소년문화센터 전시실에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2주기 기념 특별 사진전’을 개최한다.

유흥식(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 주교는 “어둡고 각박한 메마른 사회이기에 김 추기경님의 사랑이 자꾸 그리워진다”며 “모든 이를 끌어안은 김 추기경님의 넓은 마음을 본받고 싶어 사진전을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연극계에서도 추모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가톨릭문화기획 IMD가 제작한 연극 <바보 추기경>은 서울 마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지난달 24일 개막해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연극은 김 추기경의 일생을 그린 것으로 ‘추기경’이 아닌 ‘인간’ 김수환의 삶에 더욱 초점을 맞춰 감동을 주고 있다. 연극은 5월 30일까지 계속되며 6~7월에는 지방공연, 8월에는 미국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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