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비평가 정용섭 목사, 목회자 설교 문제점 지적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2006년부터 설교 비평서를 차례로 출간하며 설교에 대해 날카로운 비평으로 유명한 대구성서아카데미 원장 정용섭 목사(58)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청중 중심의 설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지난달 출간한 <설교란 무엇인가>(홍성사 펴냄)에서 목회자들은 청중이 좋아하는 설교에 집중하다보니 설교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는 말처럼 한국 교회 강단에 설교가 넘쳐 나지만 살아있는 말씀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며 “청중들이 환호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살아있는 설교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대중 상품 논리가 강단을 지배하고 있어 복음을 상품처럼 포장해 팔려는 태도를 지니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정 목사는 설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전통적 설교가 청중과의 소통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는 설교자가 성서의 계시 사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자 자신이 성서 계시를 듣지 못하는데 무엇을 전한다는 말인가”라며 설교자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많은 설교자들이 오해하는 대목은 바로 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의 계시를 본인들이 확보했다며 착각하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계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은 채 그것을 아는 것처럼 포즈를 취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비롯한 각종 시청각 교재를 이용하는 일은 설교 행위에서 부수적인 기능에 불과한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그는 “많은 목회자들이 복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니 이제 필요한 일은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인식하는 자체가 한국교회 문제”라고 말했다.
또 연예와 오락 문화에 노출된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실용적으로 전달하려면 대중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목회자들이 개그를 하든지, 버라이어티 쇼를 하든지 청중을 예수를 인도하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은 답이 없다고 단정 지었다. 정 목사는 설교는 인간 구원을 위해 밝히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 통치를 선포하는 행위라며 적절한 사례로 논지를 뒷받침했다.

정용섭 목사는 2006년 <속 빈 설교 꽉 찬 설교>(대한기독교서회 펴냄)를 통해 개신교 주요 목사의 설교를 비평해 이슈가 됐다. 그는 “예수 잘 믿으면 영혼 구원뿐 아니라 물질과 건강까지 얻는다”는 조용기 원로목사의 ‘삼박자 축복’의 주장에 대해 “겉으로는 축복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저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설교에 대해서는 “누가 봐도 정치설교이며 만약 정치설교가 아니면 그것은 단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이나 정치인을 향한 불평이나 투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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