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나들이객이 증가하면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함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오후 1시 8분께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 앞 오르막길에서 버스 기사 성모(71, 남)씨가 졸음운전으로 길가 전신주를 받은 사고 현장. (제공: 부산경찰청)
봄철 나들이객이 증가하면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함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오후 1시 8분께 부산 금정구 한 아파트 앞 오르막길에서 버스 기사 성모(71, 남)씨가 졸음운전으로 길가 전신주를 받은 사고 현장. (제공: 부산경찰청)

봄철 평균사고 건수 약 660건

교통안전 특별주간, 단속 강화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1. 늦은 오후, 한 외곽 도로 2차로 주행 중이던 화물차 운전자 김모(50, 남)씨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깜박 조는 바람에 앞서 서행 중이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바로 뒤따라오던 화물차 두 대가 연이어 추돌했고 왼쪽 차선에 달리고 있던 승합차를 들이받는 등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의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고 화물차 운전자 1명은 현장에서 숨졌다.

봄철 나들이객이 증가하면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함께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교통안전공단에서 발표한 최근 3년간 월별 교통사고 추이를 살펴보면 3월부터 5월까지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봄철 교통사고는 겨울철에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에 비해서도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영동고속도로에서는 관광버스가 앞서가던 승합차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한바 있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졸음운전은 순간적으로 운전자가 의식을 잃게 되기 때문에 그 위험도가 더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2017년도에 발간된 수면의학 12월호를 보면 졸음운전을 10초만 해도 280m를 무의식중에 달리게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졸음운전 사고는 사망자 발생 비율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건수는 전체 교통사고 중 12.8%에 불과하지만 사망자 수는 31.4%를 차지할 정도로 사망자 발생비율이 유독 높다.

특히 대형차량의 경우 그 위험은 더 커진다. 시외·고속버스, 화물차, 관광버스의 경우 매일 고속도로를 타고 운전시간도 일반 차량에 비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졸음운전에 더욱 취약하다.

이러한 졸음운전의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정부는 ‘봄철 교통안전 특별주간(4.1.~7)’을 대대적으로 선포하는 등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봄철 졸음운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봄철 졸음운전(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3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지난해 자사 승용차 사고 88만건을 분석한 결과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은 4월로, 특히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는 졸음운전 치사율이 전체 사고 대비 6.4배 높고 주말이 주중 대비 2.8배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가 조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졸음운전의 원인을 갑자기 늘어난 활동량에 비해 에너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운전자가 운전하기 좋은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에너지 소모가 많아져 이에 대응할려고 하니 신체가 급격히 피로해져 졸음운전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운전을 해야하는 경우 그전에 좋은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막상 졸음이 왔을 때 목과 어깨를 올리고 몸을 뒤로 젖히고 올렸다 내렸다 15차례 정도 반복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임주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계절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우리 신체리듬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졸음운전을 하기 쉽다. 차 내부에 환기가 잘 안 되면 뇌에 영향을 미쳐서 졸음이 몰려온다”며 “바깥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졸음운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동승자와 함께 얘기하면서 커피나 음료수를 권하면 졸음을 퇴치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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