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25일 임원회를 갖고 1차 임원을 확정했다. 임원단은 세 차례 걸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출처: 한기총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7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25일 임원회를 갖고 1차 임원을 확정했다. 임원단은 세 차례 걸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출처: 한기총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7

CBS “한기총이 또다시 이단옹호 나서”

‘또’ 교계 민감 이슈 건드리는 한기총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 도마 위에

‘예장통합 특별사면’ 헤프닝의 피해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이 한국교회 내 기득권을 갖고 있는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를 영입하는 움직임이 읽히면서 반발이 거세다. 특히 주요 교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독교방송 CBS가 적극적으로 저지에 나선 모양새다.

CBS는 4일 이같은 내용을 알리며 “이단 영입 문제로 주요 교단이 대거 이탈하는 분열의 아픔을 겪은 한기총이 또다시 이단옹호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기총은 지난 임원회에서 회원자격을 갖지 않고 있는 변승우 목사를 초청했고, 전광훈 대표회장은 그 자리에서 변 목사가 한기총 윤리위와 실사위, 이단대책위의 철저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BS는 이같은 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라고 비판하며 이미 전 대표회장이 변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고, 증경 대표회장들도 변 모사 영입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기총이 변승우 목사를 영입하면 현재 진행 중인 한교연과의 통합작업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광훈 목사가 변승우 목사를 영입하는 것은 사실 예고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12월 8일에도 전 목사는 변승우 목사의 이단시비와 관련해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변 목사의 입장을 대변한바 있다.

당시 변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하는교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는 “구원론은 선택사항이지 이단성 결론사항이 아니다”며 “칼빈주의(장로교)의 ‘한번받은 구원은 잃어 버릴 수없다’와 알루미니안주의(감리교‧성결교‧침례교‧순복음)의 ‘잃어버릴 수 있다’는 교파 간 교리 차이로 이단시비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무분별한 이단정죄는 예수한국, 복음통일의 걸림돌”이라며 “작금의 한국교회에는 요한웨슬리, 조나단 에드워즈, 조용기 목사 등과 같은 부흥사들이 나와야 하는데, 20~30대 젊은 목사들은 자칫 이단이라고 찍힐까봐 쉽게 나서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교회가 (변 목사의 목회를) 박수치고 격려해서 제3, 4의 교회들이 나타나도록 해야 하는데, 불과 한두명의 사람들이 변 목사가 쓴 책 한 두 줄을 그어 이단이라는 올무를 뒤집어 씌웠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기독교 2000년 역사에서 기득권 단체와 새로운 단체는 항상 다툼이 일어났다. 단순히 변 목사의 사역적인 부분을 가지고 이단이라고 하면 안 된다. 신론과 구원론, 기독론 이 세가지만 일치하면 다 용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변승우 목사는 “교계를 보면 이단 사냥꾼들이 조종하는 거대한 인형극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목사들 속에 팽배해 있는 지독한 이기심 때문이다. 이단시비는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라고 성토했다.

그는 “아무리 이단사냥꾼들과 교단들의 주장이 악의적인 거짓말임을 증명해도 소용이 없다”며 “한국교회가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이단시비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비관했다.

변 목사는 예장통합 측의 특별사면위 건을 마지막으로 기대를 접고 미련을 버렸다고 밝혔다.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가 5일 오후 2시 ‘예장통합 대국민 사면 사기극 폭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사랑하는교회 홈페이지)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목사가 지난 2016년 10월 5일 오후 2시 ‘예장통합 대국민 사면 사기극 폭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사랑하는교회 홈페이지)

당시 변 목사 측에서 발간한 책자 ‘이단시비 종결되다’라는 책을 통해 변 목사는 그간 자신이 이단성 논란을 벗기 위해 증명했던 자료를 종합해 내놓기도 했다. 이 책에는 예장통합 특별사면위에 제출한 3가지 문건, 사면선포 취소 후 진행한 폭로 기자회견, 언론사 보도, 예장통합 전 이대위원장 추천사 등이 담겼다.

또 ‘변 목사의 설교는 이단성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관련해 한기총(2011년 10월 13일) 공문서와 기성(이단대책위원장 최명식 목사)의 사이비논의 종결과 관련해 기독교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 등을 책자 뒷 표지에서 확인을 할 수 있도록 게재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 사랑하는교회는 헌당예배 및 임직식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는 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인 길자연(예장합동)‧이용규(기성)‧지덕(기침) 목사가 순서를 맡았다. 법무부 장관 및 국정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도 얼굴을 보였다.

한국교회 이단상담소 측은 즉각 문제를 삼고 나섰고, 변 목사에 대해 주요 교단들의 이단 규정을 근거로 비판에 나섰다.

변 목사와 관련해서는 지난 2009년 예장통합, 2012년 예성이 이단이라고 규정했다. 합신은 2009년 이단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예장백석은 2009년 제명출교시켰다. 고신과 합동은 2008년과 2009년 참여금지를 결정했고, 기성은 2011년 경계집단으로 결정했다. 기감은 2014년 예의주시하기로 결의했다.

변승우 목사에 대한 이단 시비가 종결될뻔한 적도 있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예장통합은 총회기간 100주년을 맞아 화해와 용서의 의미로 특별사면을 하겠다면서 변 목사를 포함해 서울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레마선교회 이명범 목사,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목사 등을 대상자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교단 내 반대 입장에 가로막혀 결국 특별사면을 선포한 지 열흘 만에 특별사면을 철회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교회 이단규정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명확한 기준 없이 교단 이기주의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단규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변 목사와 관련한 이단시비가 계속해서 대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변 목사의 한기총 영입 논란이 그간 교계에 혼선을 빚게 한 이단규정 문제에 어떤식으로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