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의 대통령 궁 발코니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2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의 대통령 궁 발코니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야권과 우파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마두로 대통령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반정부 시위도 격화하면서 정국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법원의 사법 연도 개시 기념식에 참석해 “내가 물러나야 할 헌법적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국영VTV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는 전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 현장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지 하루 뒤에 나온 입장으로, 대통령 자격으로 공식행사에 참여해 건재함을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두로는 “과이도 국회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은 미국에 의해 선동된 쿠데타 시도”라고 규정하고 “내가 주재하는 정부가 계속 통치할 것이며 모든 어려움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위헌적인 꼭두각시 대통령을 세우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에 개입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미국에 있는 대사관과 영사관을 폐쇄하겠다. 미국에 주재하는 모든 외교관에게 철수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이내에 떠나라고 명령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방영 전 공개된 우니비시온 방송 인터뷰에서 마두로와 그의 측근들을 사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도 마두로 정권 퇴진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이날 2천만 달러(약 226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마두로 정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 강도를 높이고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다만 러시아가 이는 베네수엘라의 내정 문제라며 난색을 보여 안보리 소집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이를 진압하려는 군경과의 충돌 등의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까지 26명으로 늘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