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귀경.늦은 귀성에 고속도로 '북새통'
일부 해상 '풍랑주의보'..귀성객 발묶여

(전국종합=연합뉴스) 추석인 22일 전국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가운데 전날 집중호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중부지역에서는 명절도 잊은 채 하루 종일 수해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또 일찍 귀가를 서두른 귀경객들과 늦은 귀성에 나선 차량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속도로는 이날 오전부터 양방향으로 극심한 정체 현상을 보였다.

비가 내린 뒤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국립공원 설악산과 오대산, 원주 치악산은 입장객이 평소 주말 수준에 그치는 등 궂은 날씨 탓에 전국의 산과 공원, 유원지 등은 대체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수해복구에 '구슬땀' = 전날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최고 300㎜에 육박하는 기습호우가 내리면서 주택과 상가 등 1천998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인천에서는 각 기초단체와 소방공무원, 주민 등이 이른 아침부터 수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일선 구.군청과 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은 날이 밝자 침수피해를 입은 가구에 보상금 지급을 위한 현장조사에 나섰다 또 소규모 침수피해를 당한 가구의 경우 직접 배수작업을 할 수 있도록 양수기, 수중펌프를 대여하는 등 발빠른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이날 침수피해를 당한 가구에 담요, 운동북, 양말, 내의 등 구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전날 200㎜가 넘는 비가 쏟아진 경기도 역시 이날 320여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하며 피해지역 파악 및 복구 작업을 벌였고, 경기경찰청도 수원과 광명, 고양시 일대 침수지역에 7개 중대 경찰력을 투입했다.

곳곳에서 도로가 유실되거나 다리가 침수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라 일선 시.군이 응급복구 작업에 나섰고, 도와 소방당국은 부천 3개소, 고양 8개소, 광주 10개소 등 배수펌프장 41개소를 가동하며 배수작업을 벌였다.

광주.전남에는 이날 오전부터 비가 내리면서 광주시립영락공원, 망월묘역, 5.18묘지 등을 찾은 성묘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고속도로 '북새통' = 집중호우로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귀성객들이 일찍 귀가를 서두르면서 고속도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체 현상을 보였다.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면은 오후 2시 현재 문막~강천터널 12㎞에서,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남춘천~강촌 8㎞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집 걱정이 돼서 그런지 작년 추석에 비해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정체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수도권으로 갈수록 정체 구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죽암휴게소~청원분기점 8km 구간, 청주에서 옥산부근 5km 구간과 부산방향 청원~죽암휴게소 3km 구간, 옥천~금강부근 9km 구간 등에서 차들이 시속 20km 안팎으로 서행하고 있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행담도휴게소~해미 44km 구간에서도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이밖에 호남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호남지선에선 북대전 부근에서 일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대전-당진고속도로에선 차들이 시속 100km의 속도를 내는 등 원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호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들어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은 귀성차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구간에서 지.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4시 출발 기준으로, 광주에서 서울까지 7시간10분 소요되고, 목포에서 서울까지 7시간30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도로공사 호남본부 관계자는 "이날 자정까지 귀경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고속도로 지.정체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해남부 '풍랑주의보' = 이날 오전 2시를 기해 서해남부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됨에 따라 목포항을 기점으로 한 4개 항로 여객선 7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하지만 여수와 완도항을 기점으로 한 여객선은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또 오후 1시를 기해 부산연안 전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부산과 경남 거제시의 장승포와 옥포를 오가는 연안 여객선의 운항이 전면 중단돼 일부 귀성객의 발이 묶였다.

◇한가위 행사 '풍성' = 이날 오후 '추석맞이 외국인 근로자 위안행사'가 열린 대구시 신명고등학교 대강당에는 외국인 근로자 1천여명이 모여 추석음식을 나눠 먹고 노래자랑, 베트남 초청가수공연 등을 즐기며 한국 명절을 함께했다.

울산시 중구종합사회복지회관 부설 울산하나센터는 이날 오전 지역의 북한이탈주민 20여명을 초청해 합동차례를 지내며 망향의 그리움을 달랬다.

'2010 추석장사 씨름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경부 구미 박정희체육관에는 23개팀 160여명이 참가해 체급별로 실력을 겨뤘고, 경남 의령군 전통농경문화테마파크에서는 추석맞이 의령민속 소싸움 대회가 열려 명절의 흥겨움을 더했다.

'2010 세계대백제전'이 열리고 있는 충남 부여와 공주의 각 행사장에는 이날 오후부터 주변지역이 고향인 관람객들이 찾아와 사비궁과 저잣거리 등 백제시대 체험시설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오후 국립부산국악원 대극장에서 '휘영청 얼쑤 한가위'를 주제로 펼쳐진 무료특별공연에도 1천여명의 관람객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울산시립 문수궁도장에서 열린 무료 국궁 체험행사와 국립 청주박물관의 '가족과 함께하는 한가위 박물관 문화마당'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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