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주환 기자] 꽃가루에 미세먼지까지 급증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고 있다. 알레르기란 인체 면역체계가 외부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환경오염이나 다양한 가공식품 등으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기관지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과 함께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막힘, 맑은 콧물 및 후비루, 재채기, 코 주변부의 가려움증 등을 호소하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나 수면호흡장애와 같은 질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천식, 부비동염, 중이염, 비용(코 폴립), 아토피성 피부염, 결막염 같은 질환이 흔하게 동반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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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꽃가루·미세먼지에 환자 급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항원의 종류에 따라 일 년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과 특정 계절에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 비염 등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에서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 항원은 집먼지 진드기이며, 25℃ 정도의 온도와 80% 정도의 습도에서 가장 번식을 잘 한다. 공기 중에 분포하는 꽃가루 역시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꽃가루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분포가 달라지는데 봄철(3~5월)에는 수목꽃가루, 초여름에서 초가을(5~9월)에는 목초꽃가루, 늦여름에서 가을(8~10월)까지는 잡초꽃가루가 주를 이룬다.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을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증상 이외에도 가족력, 주거 환경에 대한 자세한 문진이 필요하며,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피부반응검사, 특이 항체 검사, 유발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황사, 또 생활 속 요인인 담배연기, 급격한 온도 변화나 습도 변화 등도 증상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해당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이 코점막을 자극해 재채기, 맑은 콧물, 코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아울러 봄의 심한 일교차로 인해 비염 증상들이 악화될 수 있어 봄철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 및 애완동물의 털 제거를 위한 주기적인 침구 청소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은 외부 활동을 자제할 것 ▲봄철 꽃가루는 특히 오전 6시~10시 사이 많이 날리는 특징이 있어 오전에는 환기를 자제할 것 ▲외출 시에는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할 것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 등의 작은 생활 수칙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에 미나리, 질경이, 딸기, 아몬드, 생강 섭취를 권장한다. 미나리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간 기능을 강화해 해독작용을 한다. 특히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효과가 탁월해 알레르기성 비염은 물론 계절 감기나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질경이는 간과 폐의 열을 소변과 같이 배출해 장기의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비염 환자의 경우에는 달인 물을 차처럼 수시로 마시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딸기에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알레르기 비염의 면역력을 높인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호흡기 손상을 막아 알레르기 비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 된 바 있다. 아몬드 등 견과류에 많은 마그네슘은 기관지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기관지 근육이 이완되면 기도가 넓어지는데, 천식 등 기관지 질환으로 기도가 좁아진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생강은 몸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 특히 생강의 ‘진저롤’ 성분은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를 억제해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이비인후과 백병준 교수가 비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공: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4
[천지일보=박주환 기자]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이비인후과 백병준 교수가 비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공: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4

◆치료, 원인·환자 상태 따라 달라져

병원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게 시행된다. ▲원인 항원을 찾아내 항원과 접촉하지 않는 방법으로 효과가 가장 확실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이 어려운 회피요법,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법, ▲알레르기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원인이 되는 항원을 소량부터 조금씩 증량 투여함으로써 항원에 대한 과민성을 약화시켜 치료하는 면역치료법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 중 코 안의 하비갑개가 커져있는 경우 하비갑개의 부피를 줄여주어 코의 환기를 개선시키는 수술법 등이 있다.

백병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그동안 알레르기 비염은 잘 낫지 않는 고질적인 병이라고 생각하고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는 약물들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면서 “알레르기 비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찾아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각 개인에게 알맞은 치료 방법을 선택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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