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삼성전자, KT 등 상장기업 549곳이 지난 23일 전국 곳곳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올해 최대의 ‘슈퍼주총데이’인 셈이다. 이날 주총장에서는 대부분 속전속결 초고속 진행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하지만 일부 주총장에서는 고성과 피켓 시위, 몸싸움으로 인한 크고 작은 소란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는 주주와 기관투자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사내외 이사진 신규 선임, 발행 주식 액면분할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지난달 항소심에서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주총에 참석해 공식적인 경영 복귀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장 앞에서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된 이 부회장의 해임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져 소란스러웠다.

KT의 주총은 올해에도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힘겹게 치러졌다. 황창규 회장 퇴진을 외친 새노조(제2노조)와 경호원들과의 물리적 대치 등 이전 주총들과 비슷했다. 특히 ‘상품권깡’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에 대해 황 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셌다. 다른 주주들은 이들의 고성으로 회의 진행이 원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황 회장의 안건 발의에 주주들은 박수로서 화답했고 새노조 측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총은 안건으로 올라온 5가지 사안 모두 통과되며 45분여만에 종료됐다.

올해에도 정부 고위관료나 권력기관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잇따랐다. 예컨대 KT는 참여정부 출신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GS건설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대주주들의 동향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장남 조원태 사장의 퇴임으로 전문경영 체제로 운영되던 진에어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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