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엔에서 1원 모자라는 ‘99엔’. 일본에서 99엔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금액이다. 지난해 12월 일본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액이 바로 껌 한통도 사기 어렵다는 99엔이다. 지난해 당시 환율로 따지면 1243원인 ‘99엔’ 발언은 국민들의 분노를 한몸에 사기에 충분했다. 지난날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자 아직도 제국우월주의에 빠진 생각에서 나온 결론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직도 풀지 못하고 있는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문제는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과제임에는 분명하다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태평양전쟁 당시 군수공장에 강제 동원한 근로정신대 할머니 문제를 당사자 등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15일 일본 미쓰비시 측이 조선 여자근로정신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쓰비시 협의체(TF) 구성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보상이 이뤄질지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5일 광주 서구 치평동 미쓰비시자동차 전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쓰비시중공업이 근로정신대 문제에 대해 협의의 장을 마련하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해왔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한국인)을 강제동원한 기업장이 2600여 곳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미쓰비시중공업이 보상 문제를 다시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미약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수많은 기업들 중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미쓰비시중공업이 보인 태도는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는 첫 걸음이라는 데 작으나마 의미를 두고 싶다.

어린 소녀들을 사탕발림으로 속여 자신들의 배를 불리던 일본정부가 이 일을 계기로 한국정부와 화해하기를 바라본다. 더 나아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한국 국민에게 참회해 말로만 과거 청산이 아닌 진정으로 과거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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