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권리 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난 자리에서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active nonviolence)”의 길을 걸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 뉴시스) 2018.1.17
칠레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원주민 권리 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난 자리에서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active nonviolence)”의 길을 걸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 뉴시스) 2018.1.17

마푸체부족, 원주민권리복원 투쟁
“폭력은 더 큰 폭력·분열 일으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칠레 방문 사흘째인 17일(현지시간) 교황은 칠레 최대 부족인 마푸체 인디오들을 만나 폭력을 자제하고 적극적인 비폭력 운동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마푸체 인디오들은 원주민 권리복원 투쟁을 벌이고 있다.

가톨릭 전문매체인 ‘바티칸 인사이더’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칠레 남부 아라우카니아 주 테무코에 자리한 마케우에 공군기지에서 마푸체 인디오 등 15만명이 참석한 미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론에 앞서 인디오 언어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를 건넸다.

교황은 원주민들의 권리를 복원하길 바란다면 폭력 등 무장봉기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뜻을 전하며 비폭력을 주문했다.

마푸체 부족은 19세기 말 칠레 정부의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자신들의 터전에서 밀려나 아라우카니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가난과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오던 인디오들은 1990년대부터 자신들의 땅을 되찾겠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칠레 전체 인구의 약 6%(60만명)를 차지한 마푸체 인디오는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받길 원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백인 지주들을 상대로 한 방화와 습격 등 폭력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교황은 “폭력은 궁극적으로 거짓말로 변하는 가장 적절한 원인이다. 우리가 파괴적인 폭력에 대해 ‘노(NO)’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경계할 것과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폭력에 대해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다른 사람을 파멸시키는 폭력은 더 많은 폭력과 분열을 부른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파괴는 분열과 소외를 늘릴 것”이라고 우려하며 “그런 폭력 대신 적극적인 비폭력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후 교황은 북부 칠레의 도시 이키케의 난민 지역인 빈민굴을 찾아 가난한 사람들, 노숙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칠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18일에는 두 번째 방문지인 페루로 떠난다. 페루에선 수도 리마와 푸에르토말도나도, 트루히요 등지에서 일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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