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보다 실질적인 금연 교육 이뤄져야”

[천지일보=장윤정 수습기자]  “처음에는 친구들이 담배를 자주 피우니까 호기심에 피워봤어요. 이젠 끊고 싶어도 못 끊겠더라고요.”

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던 00고등학교 김모 군은 담배 피우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군은 “학교 아이들 80% 이상은 담배를 피워요. 주위 친구들을 보면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많이 피우죠”라고 말했다.

00중학교 이모 군은 “학교 선생님께 혼나고 친구들하고 싸우면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풀려요”라고 했다.

15일 서울교육청이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 흡연율(2005~2008)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일 담배를 피우는 중·고교생이 2005년에는 8.3%, 2006년 9.6%, 2007년 10.0%, 2008년 10.8%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20일 이상 흡연을 하는 중학생은 2005년 2.0%에서 2008년 3.3%, 고등학생은 2005년 10.2%에서 2008년 12.5%로 증가했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위원장은 “학생들이 주변 친구들의 영향과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로 담배를 자주 피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 위원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흡연의 심각성에 대해 교육하지만 학생들이 잘 인식하지 못 한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놀이나 연극을 통해 담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청소년의 흡연 방지를 위해 ‘또래 상담가 양성캠프’를 열었다. 캠프는 참석한 학생들에게 담배를 피우는 주변 친구들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상담 기법을 가르쳐 담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시현 또래 상담가 양성캠프 지도사는 “이번 캠프는 화면을 통해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상담 전문가와 소통하면서 배우는 교육”이라며 “실제로 참석했던 학생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담배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등 효과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도사는 “청소년 흡연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담배에 대한 지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또래 상담가 양성캠프’처럼 담배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실제로 바꿔줄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