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마 중 가장 오래된 망댕이 가마가 있는 조선요 ⓒ천지일보(뉴스천지)

조선 헌종 때 만들어진 우리나라 특유의 가마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전통 ‘망댕이 가마’가 있는 경상북도 문경시 관음리 마을. 이곳에서는 ‘조선요’로 이름 붙여진 망댕이 가마가 170여 년 선조들의 손길과 그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 가마는 조선 헌종 때인 1843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특유의 칸 가마로 망댕이 가마라고 불린다.

망댕이란 길이 20~25㎝ 굵기로 사람 장딴지와 같은 모양의 진흙덩어리를 말한다. 이 덩어리가 쌓여져 칸을 이루게 되는데 아래에서부터 조금씩 크기가 커진 여섯 개의 칸으로 합쳐져 가마가 이루어진다.

길이는 17.35m이며 아궁이에 이어 첫째 칸부터 마지막 끝 칸에 이르기까지 12도의 경사로 이어진다.

가마의 구조가 독특해서 불길의 흐름을 부드럽게 해줄 뿐만 아니라 벽돌로 만들어진 가마와는 달리 가마 안에서 불을 지피면 그릇이 더 견고해지는 것이 장점이다.

 

 

▲ 망댕이 가마를 만들기 위해 진흙으로 빚은 망댕이. 우리 선조들은 이것들을 쌓아 가마를 만들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가마 옆에는 유약을 만들었던 곳인 디딜방아와 도자기를 만드는 흙의 앙금을 가라앉히기 위해 땅을 파 놓은 땅두멍·작업장 등이 있다. 여기서 선조들은 서민들이 사용했던 사발 대접 호롱 요강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조선요’ 망댕이 가마로 8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김영식 씨는 이곳에서 1999년까지 작업을 해왔으며 이 가마는 현재 경북 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조선요’ 망댕이 가마 외에도 경북 문경은 장작을 때서 그릇을 굽는 전통 가마가 23곳이나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이다. 그래서 이곳은 전통 도자기의 본 고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문경에는 국내 유일의 도자기 분야 중요무형문화재인 백산 김정옥 사기장, 경북 도무형문화재인 묵심 이학천 사기장과 도천 천한봉 사기장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전국 도예 명장 7명 중 3명이 문경에 터를 잡고 있다.

 

 

 

 

▲ 망댕이 가마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영식 씨는 문경이 예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명성이 높은 까닭을 3가지로 꼽았다.

그는 “땅속에 도자기를 만드는 원료인 좋은 사토가 풍부하게 저장돼 있으며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소나무 등 땔감공급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강을 따라 한양으로 갈 수 있으며 낙동강 나루터를 이용해 영주·예천 등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사통팔달의 지역으로 도자기의 판로가 용이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토를 채굴하는 것부터 구워내는 작업을 거친다.

우선 사토를 물에 넣어 이물질을 제거한 후 흙을 충분히 밟아준다. 흙속의 공기를 빼 흙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인 ‘꼬박’을 거쳐 도자기의 형태를 만드는 물레작업을 한다.

봉당에서 건조시킨 후에 다시 물레작업으로 도자기의 굽을 깎고 가마에서 약 1270도의 온도로 굽게 된다.

이때 가마의 땔감으로 가장 좋은 것은 소나무다. 나무재가 빨리 사그라져 계속해서 나무를 넣을 수 있고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경터미널에서 포암행 버스를 타고 20~30분가량 가게 되면 ‘조선요’라고 써진 비석이 서있으며, 다시 600m 정도를 걸으면 망댕이 가마를 볼 수 있다. 이곳은 매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국내 도예과 학생들이나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 물레로 성형한 도자기를 굽기 위해서는 이 구멍으로 들어가 안쪽 턱에 도자기를 올려 놓고 난 후 구멍을 막고 불을 지피야 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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