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02호 지정된 제주향교 대성전 (제공: 문화재청)

제주향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02호 지정
새 날개처럼 생긴 익공, 길게 뻗어나간 형태
완만한 팔각지붕… 건물 낮지만 규모 커 안정적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바람이 세고 비가 잦은 제주 지역의 건축 특색은 제주향교 대성전에서도 잘 나타난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02호로 지정된 제주향교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유교건축 문화유산이다. 특히 대성전은 1827년 이건 이후 큰 변형 없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가치가 크다.

제주향교는 1394년 제주 관덕정(보물 제322호)에서 동쪽으로 약 400m 떨어진 곳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5차례 자리를 옮겨 1827년 현 위치에 들어섰다. 제주향교는 애초 경사지형에 맞춰 ‘홍살문–외삼문–명륜당–대성전–계성사’로 이어지는 구조로 명륜당이 앞쪽에 있고 대성전이 뒤쪽에 자리한 ‘전학후묘’ 배치였다. 그러나 1946년 제주중학교가 들어서면서 영역이 축소되고 명륜당이 대성전 남쪽에 신축돼 현재는 ‘좌묘우학’의 배치를 하고 있다.

공자 등 성현의 위패가 있는 대성전은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제주 지역의 독특한 건축 요소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공포는 육지에서 보기 드문 형태를 하고 있다. 공포란 처마 끝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 등에 짜 맞춰 댄 구조물이다. 이는 기둥 위에 놓인 주심도리와 기둥 바깥의 외목도리 사이의 간격이 넓어 익공(새 날개 모양의 부재)이 매우 길게 뻗어 나가 있는 형태다.

귀포와 배면포 하부엔 처마의 처짐을 방치하기 위해 덧기둥을 설치했다. 이 역시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도 대정향교와 제주향교 대성전에서만 나타난다.  

지붕은 양 측면에 삼각형 모양의 합각면이 있는 팔작지붕이다. 그러나 경사가 완만해 합각면의 크기가 작고 처마에서 추녀 쪽이 치켜 올라간 앙곡과 위에서 내려다볼 때 추녀 쪽이 빠져나간 안허리곡이 세지 않다. 아울러 건물이 낮아 전체적으로 지면에 달라붙은 듯하지만 건물의 규모가 커 안정적이고 장중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특성은 바람이 세고 비가 잦은 제주도의 자연조건에 순응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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