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초심, 첫 마음으로 돌아가 성심을 다할 것을 다짐하지만 막상 자신의 이권 앞에서는 초심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 처음 조직에 소속되기 위해 조직의 정강과 목표에 혼연일체가 되어 조직의 발전과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조직의 비전이 흔들리거나 자신을 신임하는 신뢰가 낮을 때는 가차 없이 박차고 나와 이제까지 적으로 대했던 조직으로 적을 옮긴다. 이러한 행태를 알면서 그를 신뢰하고 그의 행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당장은 조직원을 필요로 해서 받아주었지만 전적을 알고 있는 현재의 조직은 그를 신뢰할 수 있을까. 기대했던 공천을 받지 못한 기라성 같은 의원들은 아수라장 선거판에서 동아줄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험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입지를 만들기 위해서 그를 묵인하고 자신에게 배지를 보장한다면 서슴없는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 그를 받아들인 조직도 그도 서로가 필요 하에 묵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조직이 구태 정치를 바꿔내는 것이 가능할까. 신당은 어부지리로 혼란을 틈타 들어온 조직원들을 모아두고 형태를 갖추었으니 우리도 당당한 목소리를 내며 국고의 지원을 받겠다고는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라며 민심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정치는 민심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이용하는 기술만 발달하고 있다. 당장 혜택이 이루어질 것 같은 공약으로 민심을 우롱하고 그 실체를 가늠해 보면 전제 조건이 달려 있어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 아래 생업을 제치고 투표권을 행사하지만 여지없이 무너지는 민심을 누가 알아줄 수 있을까.

그들의 앞길에는 정책도 정략도 보이지 않았다. 실세를 따라가는 비열함이 차고 넘친다. 진실과 정의는 어디에 갔는지 처음 정치를 대면하던 그 마음은 이미 잃어버렸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말 따로 행동 따로 립 서비스만 화려한 그들은 이미 국민대표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렸다. 아니 스스로 자격을 버린 것이다. 자기합리화로 자신의 자리를 옹호하고자 하는 이기주의자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는 각자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존중하고 이러한 입장들이 특정 목적 하에 의견을 조율하고 힘을 합하게 된다. 그러나 이당 저당을 떠도는 그들은 이미 컨트롤이 안 되는 사람들이다. 다수결 원칙을 인정할 수 없는 그들이 국민의 대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지향이나 정책 소신도 없는 탈당과 입당의 번복과 이권에 따라 당의 이합집산이 번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신 있는 정치인이 아닌 패거리 집단이 더 많은 계파를 만들어 더 많은 권력을 차지하려 하고 있다. 아직도 온전한 모습이 못된 우리 정치의 실상이다. 당선에 급급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때문에 그래도 정치판에 몇 년을 묵힌 그들의 선택이 더 안타깝다. 적어도 수차례나 그들을 믿고 선택해준 국민들을 인정한다면 소신은 지켜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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