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사업하는데… 사귀고 싶어”
조종당한 여성, 보이스피싱 수거책 전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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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연애를 빙자한 사기로 주로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로맨스스캠’이 기승이다. 최근 경기도 가평에서는 한 30대 여성 A씨가 로맨스스캠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전락해 구속됐다. 이 여성은 구속될 때까지도 여전히 로맨스스캠 사기범을 의심하지 않았다.

26일 경기도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실직 후 별다른 직업을 갖지 못했고, 고시원에서 주로 거주했다. 그에게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남성 B씨가 접근해 해외에서 사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자신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사귀고 싶다고 말했고, 사진도 보냈다. B씨에게 매료된 A씨는 결국 심리적 지배를 당해 지시에 따르게 됐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해 돈을 전달하는 수거책이 됐다.

A씨는 피해자 10명에게 2억 2천만원을 받아 다른 조직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일에는 경기도 가평 한 주차장에 800만원을 받으러 갔다가 체포됐다. A씨는 구속되기 전에도 한국에 가서 해결해주겠다는 B씨의 말을 믿었고, 구속된 이후에도 믿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게 사기를 친 B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보이스피싱 조직 전체를 수사하고 있다.

로맨스스캠이란 신분을 위장해 SNS 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아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이다. 로맨스(romance)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scam)의 합성어다.

지난 2021년 미국에서 로맨스스캠 피해액이 5억 4700만 달러(한화 약 6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1년에 신고된 로맨스 스캠은 2022년도와 비교해 80%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의 경우 포털 등에서 프로필 사진을 검색해 사기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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