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출간 자서전 일부 발췌해 공개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프로젝트 있어”

찡그린 채로 부축받으며 교황 전용차에 올라타는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연합뉴스)
찡그린 채로 부축받으며 교황 전용차에 올라타는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기 사임설에 대해 “사임을 고려할 정도의 심각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먼 가설”이라고 일축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곧 출간될 교황의 자서전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 일부를 발췌해 공개, 이 책에서 교황은 아직 사임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87세의 고령인 교황은 최근 몇 년간 병치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2년간 더욱 악화된 건강 문제는 그의 권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최근 3주간 감기와 기관지염에 시달려 일부 일정을 취소했고, 원고는 대부분 보좌관에게 대신 읽도록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급성기관지염으로 사흘간 입원했고 같은 해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아 9일 동안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작년 12월에는 기관지염이 덧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나서지 못했다.

작년 11월 바티칸 관저인 사도 궁전에서 유럽 랍비들을 만나 교황은 준비한 연설을 낭독할 기력이 없다며, 서면 연설문을 가져가 읽으라고 하기도 했다.

2022년 봄부터는 오른쪽 무릎이 악화해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교황의 건강 우려설이 계속 제기되면서 건강 문제로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선례처럼 생전에 스스로 사임할 수 있다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최근 교황이 감기로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방문한 날, 일부 추기경들은 교황의 건강상 문제로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모임)가 급하게 소집될 가능성에 대비해 후임자 논의에 착수하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교황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사임하길 바랐을지 모르지만, 주님 덕분에 난 건강을 누리고 있으며 주님의 뜻에 따라 아직 실현해야 할 많은 프로젝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가톨릭 사제에게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결정을 또다시 거론하며 옹호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 결정이 이성간 결혼만을 인정하는 가톨릭 교리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주교가 동성 커플 축복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톨릭이 분열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낙태와 대리모 출산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교황의 자서전은 오는 19일 이탈리아어와 영어판으로 출간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