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출처: EPA, 연합뉴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출처: EPA,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세계 134개국이 현재 자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연구 및 개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98%를 차지하는 총 134개국이 현재 자국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연구 및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 이상은 출시 단계에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대서양 협의회 싱크탱크는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G20 국가가 현재 이러한 디지털 화폐 개발 및 출시 단계에 있지만 특히 미국은 이같은 디지털 화폐에 뒤처지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구를 위한 디지털 화폐 개발 및 사용화는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검토 상황에 대한 질문에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가능성을 전혀 논의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담당 관료들에게 2022년에 디지털 화폐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올해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유세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밝힌 바 있다.

미국 디지털 화폐 지지자들은 새로운 기능을 가능하게 하고, 결국 쇠퇴할 것으로 보이는 실물 현금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미국 일부 보수층에서는 자칫 연방정부가 개인의 구매를 추적할 가능성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실의 연구원 조시 립스키는 “여기서 가장 큰 헤드라인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두고 세계 최대 중앙은행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 유럽, 일본 등이 얼마나 앞서 있는지 지적했다.

일례로 지난달 26일 러시아 관영 RIA 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주도 국제기구) 국가 간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결제 시스템인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를 만들자면서 중국,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걸프 국가들과 이를 시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립스키 연구원은 그러면서 다른 국가들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추진하고 설정한다면 미국은 글로벌 금융 영향력의 일부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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