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제공 의사, 대마초 흡연
협박한 전직배우 해킹범 연기

유흥업소 여실장에 마약 건넨 성형외과 의사. (출처: 연합뉴스)
유흥업소 여실장에 마약 건넨 성형외과 의사.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배우 이선균씨 생전 당시 마약과 연루된 이들의 범행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협박범 유흥업소 실장씨에게 마약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성형외과 의사 A(43, 남)씨가 직접 대마초를 피우고 액상 대마도 거래했으며, 또 다른 협박범 전직 영화배우는 불법 유심칩을 사용하는 등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는 2021년 1월 17일 대마초를 피웠다. 그는 지인과 함께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흡연기구까지 만든 뒤 번갈아 가며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해 6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 병원에서 그 지인과 만나 100만원씩 내고 액상 대마를 구하기로 공모했다. 그 지인은 200만원을 주고 액상 대마를 산 뒤 절반을 A씨에게 넘겼다. A씨는 또 퀵서비스 배달 기사를 통해 필로폰 1g을 와인 1병과 함께 그 지인의 집에 전달했으며 또 다른 인물에게는 필로폰 1g과 코카인 0.5g이 든 비닐 팩을 주고 대마 3g과 교체해 받기도 했다. 그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강남 유흥업소 실장 B씨에게 2차례 케타민과 필로폰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B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친하게 지낸 A씨가 생일 선물이라면서 필로폰 등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배우 이씨에게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 돈으로 막아야 할 거 같다”고 협박하면서 이씨로부터 3억원을 뜯은 혐의와 마약을 3차례 투약한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됐다.

A씨는 과거 종합편성채널의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그가 운영한 병원은 지난해 프로포폴을 과도하게 처방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적발돼 보건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A씨의 첫 재판은 오는 12일 오전 인천지법 322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 이선균 협박한 전직 영화배우 구속심사. (출처: 연합뉴스)
고 이선균 협박한 전직 영화배우 구속심사. (출처: 연합뉴스)

◆유흥업소 실장과 이선균 협박한 전직 배우

이씨에게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C씨는 해킹범으로 연기해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2017년 알게 된 유흥업소 실장 B씨와 2022년 9월부터 같은 아파트에 이웃으로 살면서 가깝게 지내왔다. C씨는 B씨의 필로폰 투약 사실뿐 아니라 그가 유명인들과의 인맥도 눈치를 챘다.

지난해 9월 B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를 고소하려는 남자친구에게 입막음용으로 1천만원을 건네려고 한 것을 C씨가 알게 됐다. 이에 C씨는 자신도 B씨에게 돈을 뜯겠다는 마음을 먹고 회사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로 해킹범을 가장해 B씨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대포폰 판매업자를 통해 사들인 불법 유심칩을 공기계에 갈아 끼운 뒤 B씨를 협박했으나 돈을 뜯어내지 못했다.

C씨의 협박을 받던 B씨는 이씨에게 3억원을 요구했고, 이씨는 현금 3억원을 C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B씨는 C씨에게 돈을 건네지 않고 혼자 챙겼다. 그러자 C씨는 이씨 지인에게 불법 유심칩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 2억원을 회수해 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이씨에게 지난해 10월 중순경 1억원을 요구했다가 절반인 5천만원을 받아냈다. 검찰은 지난 1월 C씨에게 공갈·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5개 죄명을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C씨는 지난해 1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서울에서 무면허 운전으로 부산까지 갔다가 강제구인된 사실도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대마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B씨도 공갈 혐의가 적용돼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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