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빌라 기피현상 심해진 영향”
지방 아파트는 오히려 비중 늘어

서울의 한 빌라촌. ⓒ천지일보DB
서울의 한 빌라촌. ⓒ천지일보DB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빌라) 전세거래 중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거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고금리와 전세사기의 여파로 전세 기피 현상이 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빌라 전세 거래 중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거래 비중은 2022년 1분기 70%에서 지난해 4분기 28%로 42%p 급감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 이상이면 임대인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깡통주택’으로 분류된다.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서울 빌라 거래 비중은 2022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0%→59%→59%→54%→46%→33%→31%→28%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자치구별 전세가율 80% 이상인 거래 비중을 보면 종로구·중구(50%), 관악구·강북구(47%), 강서구(46%), 서대문구(40%), 송파구·강동구(39%), 양천구·중랑구(35%), 영등포구(30%) 등 순으로 높았다.

이어 은평구(28%), 성북구(27%), 금천구(23%), 서초구(20%), 광진구(16%), 노원구·성동구(14%), 마포구·동작구·도봉구(13%), 강남구(11%), 구로구(5%), 용산구(4%) 순이었다.

종로구의 경우 유일하게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빌라 거래 비중이 2022년 1분기 32%에서 2023년 4분기 50%로 증가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지난해 역전세난 우려가 확산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가 크게 줄고,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율이 높아졌다”며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매물이 여전히 10가구 중 3가구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전세 거래 시 해당 매물의 전세금 적정 여부, 체납 내역 등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한편 빌라 시장과 달리 전국 아파트 시장에선 전세가율 80% 이상 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

최근 부동산R114가 국토부 전국 아파트 실거래 자료를 통해 매매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이상 거래 비중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2분기 19.4%(2만 4152건 중 4691건) 수준이던 깡통전세 의심 거래는 4분기 25.9%(2만 1560건 중 5594건)로 늘어났다.

지역별로 2023년 4분기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거래비중은 ▲전북(57.3%) ▲충북(55.3%) ▲경북(54.2%) ▲경남(48.1%) 등 지방이 높았고  ▲서울(5.1%) ▲세종(7.5%) ▲제주(12.9%) ▲경기(19.0%) ▲인천(19.9%) 등은 낮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는 시세 대비 저렴한 급매물 위주로, 전세는 이전 대비 오른 가격으로 계약되고 있어서 실거래가로 살펴본 깡통전세 비중은 실제보다 과다하게 계산될 수 있다”면서도 “아파트값 하락,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 소도시 중심으로 깡통전세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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