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2024년 신년사. (제공: ㈜LG) ⓒ천지일보 2023.12.20.
구광모 LG그룹 회장 2024년 신년사. (제공: ㈜LG) ⓒ천지일보 2023.12.2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LG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고객가치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으로 미래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는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R&D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이종 산업분야와의 협업 또한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LG화학은 혁신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LG는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 8000억원을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속가능 과학기업으로의 대전환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생 에너지 관련 사내독립기업을 출범하고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사업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에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공: ㈜LG) ⓒ천지일보 2023.08.24.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에서 항암 기능을 강화시킨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공: ㈜LG) ⓒ천지일보 2023.08.24.

◆AI 원천기술 확보 및 난제 해결 나서

LG는 지난 2020년 그룹 차원의 최신 AI 원천기술 확보 및 AI 난제 해결 등 AI 연구 허브 역할을 수행할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 연구원은 2021년 12월, 출범 1년 만에 초거대 AI ‘엑사원’을 선보였으며, LG 계열사와 국내외 파트너사들이 엑사원으로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R&D를 이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전문성과 신뢰성에 초점을 맞춘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엑사원 2.0은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이자 언어와 이미지 간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2.0을 기반으로 3대 플랫폼인 ‘유니버스(언어)’ ‘디스커버리(난제)’ ‘아틀리에(창작)’ 개발했으며, 고객상담 자동화, 소재 및 신약 개발, 디자인 프로세스 혁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LG) ⓒ천지일보 2023.04.18.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7일 LG화학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핵심 공정 가운데 하나인 소성 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LG) ⓒ천지일보 2023.04.18.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차세대 OLED 고효율 발광 재료를 발굴하는 AI 모델을 선보이는 등 산업 난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LG AI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에 최적화된 전해질 화합물을 찾아내는 AI 모델, 차세대 OLED 발광 재료 성능을 예측하는 AI 모델 등을 개발했으며, 현재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들을 찾아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역량 확보 위한 투자 확대

LG는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 분야로 낙점한 만큼 관련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가 바이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세포치료제와 같은 미래의 혁신 신약을 개발해 암을 정복하고 인류의 삶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신약 개발 과정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도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뚝심 있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올해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Rhythm Phamaceuticals)와 총 4000억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 수출에도 성공했다. 

LG화학은 항암 영역의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신약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여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연구원이 p도판트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 (제공: LG디스플레이) ⓒ천지일보 2023.10.09.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연구원이 p도판트를 분석하고 있는 모습. (제공: LG디스플레이) ⓒ천지일보 2023.10.09.

LG화학은 지난해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와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미래 혁신 신약 개발의 실행력을 높여왔다. 국내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구광모 회장도 바이오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22년 충남 오송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R&D 시설을 찾아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과 개발 현황을 살폈다. 지난해에는 아베오를 방문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또 전 세계 바이오 기업 및 연구기관이 밀집한 보스턴 지역 소재의 하버드 메디컬 스쿨 연계 항암 연구기관인 다나파버 암 센터와 글로벌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랩센트럴(LabCentral)도 방문해 바이오 분야의 최신 시장 트렌드와 기술 동향을 살피기도 했다. 

지난해 보스턴 방문 시 구 회장은 “지금 LG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도 30년이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이어간 도전의 역사”라며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주요 인사가 20일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착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23.12.20.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주요 인사가 20일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착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23.12.20.

◆ 친환경 클린테크 집중 육성해 미래 준비 박차

LG는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 위기 문제에 책임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 탄소 저감 등을 위한 클린테크 사업도 지속 육성 중으로 각 계열사 클린테크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역량 확보에 나섰다.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중 친환경 소재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재활용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매년 20% 이상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분해성·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분야에서 곡물 기업인 미국 ADM사와 조인트벤처(JV)를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 5000톤(t) 규모의 PLA(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건설하고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의 2050 탄소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키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BSS(배터리 교환 시스템)사업과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 관리(EA)와 같은 신사업 확장을 위해 사내독립기업 ‘KooRoo’와 ‘Avel’을 출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배터리 교환 및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을 계획이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시장을 공략하며 친환경 클린테크 사업에 나선다. LG전자는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해 미국 충전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