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매달 5000명 입대”
비자 얻으려고 밤새워 대기

비자를 얻기 위해 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시민들 (출처: AFP, 연합뉴스)
비자를 얻기 위해 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시민들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얀마 군사정권이 최근 강제 징집에 나서기로 하자 해외로 나가려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1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양곤의 주미얀마 태국대사관 앞에는 1000여명의 청년이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줄을 섰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여성도 포함된 군 징집 의무화에 대한 군사정권의 발표 이후 군정의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 태국행 비자를 얻으려고 대사관에 몰려들었다.

앞서 조 민 툰 군사정부 대변인은 오는 4월부터 매달 약 5000명이 국방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등록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목요일 보도했다. 대변인은 미얀마 인구 5600만명 중 남성 630만명, 여성 770만명 등 1400만명이 군 복무 대상자라고 설명했다. 군정은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공세로 위기에 처하자 이같은 강제 징집 방침을 밝혔다.

이에 태국 대사관 주변 호텔은 비자를 신청하려는 투숙객들 때문에 빈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비자를 신청하려는 미얀마 젊은이들은 대사관 밖에서 밤을 지새워 줄을 섰다. 평소 대사관 주변에 있던 인원수는 100명이 채 안 됐다.

대사관은 줄을 관리하기 위해 하루에 400장의 번호표를 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20세 대학생은 “전날 저녁 대사관에 도착해 차에서 잠을 자고 자정 무렵부터 3시간을 줄 섰다”면서 “우리는 번호표를 받기 위해 보안문이 열린 새벽 3시경 대사관 앞으로 달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광 비자로 당분간 방콕에 머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 10일 18-35세의 모든 남성과 18-27세의 여성에게 최소 2년간 복무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민군 복무법은 지난 2010년 이전 군사정권에 의해 제정됐지만 발효되지는 않았다.

민 아웅 흘라잉 군사정권 지도자는 내린 지시에 따라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이 병역을 거부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많은 청년이 해외로 떠나면서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계속된 현지인들의 탈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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