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설문
37% “자살 생각 한 적 있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병원. ⓒ천지일보 2024.02.0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국내 청년 10명 중 4명이 아파도 바쁘거나 돈이 아깝다는 등의 이유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청년 빈곤 실태와 자립 안전망 체계 구축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 4000명(남성 1984명·여성 20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1.6%가 ‘최근 1년간 아픈데도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병원을 찾지 못한 이유로는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바빠서)’가 47.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병원비(진료비)를 쓰는 것이 아까워서(의료비 부담)’ 33.7%, ‘약국에서 비처방약을 사 먹어서(9.3%)’ 순이었다.

최근 1년간 월 생활비에서 의료비 평균 지출 비중은 ‘5% 이하’가 5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6~10%’가 18.2%, ‘전혀 없음’이 13.2%로 뒤를 이었다. 전체 생활비에서 의료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답한 비율은 40.0%, ‘부담되지 않는다’는 비율은 30.9%였다.

특히 청년의 절반 이상은 최근 1년간 병원, 건강검진센터, 보건소 등에서 건강검진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50.6%가 주요 건강 지원 정책 가운데 최우선 순위로 ‘2030 무료 건강검진 확대’를 꼽았다.

가장 시급한 정부의 청년 건강 정책으로는 ‘청년 의료비 지원 확대’가 32.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청년 심리상담 지원 확대’ 28.9%, ‘청년 건강검진 확대’는 24.4% 등의 순이었다.

청년들이 친구나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일도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5.2%는 ‘아플 때 도움을 요청할 만한 주변 사람이 없다’고 밝혔고, ‘있다’고 답한 청년의 52.4%도 ‘최근 1년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13.2%는 ‘정서적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답했고, 16.4%는 ‘최근 한 달간 사적으로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간 90%는 ‘혼밥’을, 30%는 ‘혼술’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우울한 상태’라고 답한 청년은 57.8%,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청년은 37.1%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청년건강검진 홍보를 강화하고, 취약 청년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연령대별, 성별, 실업 여부, 지역 등에 따른 맞춤형 건강 정책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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