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폭침됐을 당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이 신형 호위함 천안함 함장에 취임했다. 천안함 생존 용사가 폭침 5050일 만에 지휘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박 함장은 해군을 통해 “적이 도발하면 천안함 전우들의 명예를 걸고 즉각, 강력하게, 끝까지 응징하겠다”며 “더 강력해진 천안함으로 돌아온 만큼 대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서해와 북방한계선(NLL)을 굳건히 지키도록 세심하게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안함 피격 이후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것이 먼저 간 전우들이 나에게 남겨준 사명이라 생각하고 바다를 지켜왔다”며 “천안함이 아닌 다른 함정에서 함장 근무를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천안함장의 직책이 주어지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했다.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1000t급이었던 초계함 천안함(PCC)은 지난해 2800t급 최신 호위함(FFG-Ⅱ)으로 13년 만에 다시 태어났다. 신형 천안함은 과거와 비교해 대잠 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고 각종 유도탄 및 해상 작전 헬기도 탑재할 수 있다. 지상 타격도 가능하다.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밤 9시 22분 백령도 남서쪽 약 1㎞ 지점에서 초계임무 수행 도중 북한 해군 연어급 잠수정 어뢰에 공격당해 선체가 반파돼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46명이 전사했다. 수색작전 중 3월 30일 한주호 준위가 순직했고 4월 3일 천안함 수색을 돕던 쌍끌이 민간어선 98금양호가 상선과 충돌해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되며 10명의 사망·실종자가 추가 발생했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천안함 피격 사건을 보수 정권에서 북한 소행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발생 이후 “어뢰로 침몰했다고 속단하지 말라”는 주문을 하고, 명백한 사실을 바탕으로 진행하라는 발언을 했다. 다국적 합동 조사 및 어뢰가 발견된 이후에서야 북한 소행이라는 신중한 결론을 도출했다.

북한은 새해 들어 도발 수위를 높여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전쟁 직전까지 갔던 급박한 상황과 같은 유사한 위기감이 지금 한반도를 감싸고 있다.

김정은은 북방한계선(NLL)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NLL 무력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북한 도발이 연초의 백령도·연평도 해안포 사격처럼 NLL 안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해에서 육상 분계선까지 도발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신형 천안함장으로 취임한 ‘천안함 용사’ 출신 박 중령은 지난날의 악몽을 훌훌 털어버리고 조국 수호를 위해 열심히 근무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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