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가짜뉴스 사과해야”
민주당 “코미디 같은 판결”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2 (출처: 연합뉴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2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수아 기] 법원이 MBC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보도를 정정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지적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코미디 판결’이라며 ‘나라 망신’이라고 비판에 나서면서 법원 판결을 언급하기도 했다.

12일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결과로 대통령의 발언이 원하는 의도대로 인식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해석한 자막을 제작해 보도한 것이 분명해졌다”며 “공영방송의 이름을 걸고 공정 보도의 가치를 지켜달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항소를 말하기 전에 먼저 사과하는 것이 공영방송으로서의 올바른 자세”라고 짚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대통령의 외교 행위마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편파∙조작으로 일관하는 비양심적, 비국익적 행위에 대해서는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며 “‘바이든 날리면’ 가짜뉴스를 언론의 자유로 포장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발언도, ‘바이든’이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민주당과 해당 매체는 반성은커녕 아직 사과 한마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해당 매체(MBC)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은 결과가 아니었다’ ‘기자의 양심’이라면서 판결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특정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면 정치권이 가세해 저질 정치공세를 펼치면서 가짜뉴스를 더욱 확대∙재생산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선택주의와 확증 편향은 결코 민의가 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불신을 조장하고 국론을 갈라치기 하는 가짜뉴스에 대해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이도운 홍보수석 브리핑에서 “공영이라 주장하는 방송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확인 절차도 없이 자막을 조작하면서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번 판결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잡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모적 정쟁을 가라앉힐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외교에 대한,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60%에 가까운 국민이 바이든으로 들린다고 했고 재판에서 진행된 음성 감정 등에서는 감정 불가 판단이 나왔다”며 “감정 불가인데 MBC에 정정보도하라는 판결이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코미디 같은 대통령의 비속어가 코미디 같은 판결로 이어지다니 나라 망신”이라며 “법원이 윤석열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에 동참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김가영 부대변인도 브리핑을 열고 “법원은 실제 발언 내용의 허위 여부 감정은 불가하나 정정보도는 하라고 외교부 손을 들어줬다”며 “진정으로 부끄러운 법원, 부끄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일갈했다.

그러면서 “짜고 치는 코미디에 국민은 이제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지경”이라며 “준엄한 역사의 심판이 윤석열 정부에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이날 외교부가 이 사안과 관련해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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