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대한 포격 도발을 감행하는 가운데 인천 옹진군의 백령·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긴급한 상황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NLL 인근 해상에서 해안포 도발과 우리 군의 대응 사격 훈련이 벌어졌지만 인천시나 옹진군, 주민들은 ‘깜깜이’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지난 5일 첫 포격 도발 때 긴급 대피령까지 내려졌지만 연평도 주민 상당수가 대피소로 이동하라는 방송을 제대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포격 도발이 있은 지 3~4시간이 지나서야 이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재난문자 발송, 대피 안내 등 후속조치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포격이 한창일 때 아무 것도 모른 채 있다가 뒤늦게 이를 전달받은 사실에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웃주민에게 대피방송을 전해듣거나 이장이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얘기해 줄 정도라는 것이다.

옹진군에 따르면 해병대 측은 포격 도발 등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천시 관련 부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군부대 보다 뉴스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북한 포격의 직접적인 타격권 안에 있는 서해5도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피폭, 연평도 포격 사태를 겪은 주민들로선 북측 도발 사태에 대해 상시적인 트라우마가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9시부터 2시간에 걸쳐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부근 NLL 수역에 200발 이상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이어 6일과 7일에도 잇따라 연평도 해상 일대에 해안포 사격을 했다. 우리 군은 지난 5일 북한의 포격에 대응, 북측 방향으로 400여발의 대응 사격을 했다. 그러나 6일과 7일의 도발에 대해서는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다.

새해들어 자행된 북한의 서해 포격은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6일 포격에 대해 ‘포탄’이 아닌 ‘폭약’을 터뜨려 포성을 냈다며 “탐지 능력을 떠보고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 작전을 진행했다”는 심리전 술수까지 동원했다. 북한은 앞으로 더욱 대담한 도발로 NLL 무력화 책동을 벌일 수 있다.

서해5도 지역 주민들의 안위가 걸린 북한 도발에 대한 상황의 조기 전파는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주민들은 유사시 가장 먼저 대피해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차제에 국지전 등 북한의 무력도발과 관련해 민관군이 공유할 수 있는 긴밀한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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