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깜깜이 입원 파장 확산
바이든·부장관 사흘 후에 알아
의회 “사태 낱낱이 밝혀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4.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한-유엔사회원국 국방장관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4.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병원 입원 사실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부장관에게도 알리지 않아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악시오스 등 정치 매체들은 로이드 오스틴(70) 장관은 자신의 입원을 둘러싼 비밀주의에 대해 양당 의원들의 항의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지난 1일 수술 합병증으로 리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심지어 바이든 대통령도 며칠 동안 이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국방부는 이를 나흘이 지난 5일에서야 의회에 알렸다.

CNN은 오스틴 장관의 업무가 당시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 중이던 캐슬린 힉스 부장관에게 위임됐는데 그 역시 4일까지 오스틴 장관의 입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백악관도, 그의 임무를 대행해야 할 부장관도 국방부 장관이 제 자리에 없다는 사실을 최소 사흘간 몰랐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오스틴 장관은 7일 성명을 통해 입원 사실 공개와 관련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면서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부도 오스틴 장관이 지난 5일 병상에서 일부 업무를 재개했고 바이든 대통령과도 지난 6일 통화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을 신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원과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오스틴 장관과 국방부를 거세게 비판했으며, 일부는 장관직 사퇴까지 촉구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마이크 로저스 위원장과 아담 스미스 의원은 공동 성명에서 “장관의 상태 공개가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오스틴 장관의 현재 건강 상태, 그의 책임 위임이 이뤄진 방법과 시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통보가 지연된 이유를 포함해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그나마 덜 적대적인 공화당 의원도 이번 사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온건파 공군 장군 출신으로 군사위원회 위원인 돈 베이컨 의원은 “국방부 지도부가 백악관에 알리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며 “핵 지휘와 통제는 최우선 순위이며, 전략사령부는 이 지휘 체계의 핵심 기관이다. 여기서 혼란은 억지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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