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40도’ 25년 만의 혹한
핀란드·스웨덴 정전에 휴교도
서유럽 2주간 홍수·폭풍 강타
佛 마을 물에 잠기고 1명 사망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노샘프턴의 휴가용 주택이 폭풍 헨크의 영향으로 물에 잠겼다. 이날 노샘프턴의 넨강에는 인명 피해를 의미하는 심각한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출처: 뉴시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노샘프턴의 휴가용 주택이 폭풍 헨크의 영향으로 물에 잠겼다. 이날 노샘프턴의 넨강에는 인명 피해를 의미하는 심각한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새해 첫 주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홍수와 한파, 전례 없는 따뜻한 날씨가 나타났다. 서유럽 국가에서는 수일간 폭우가 계속돼 물난리가 났고 북유럽은 25년 만에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6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돌풍과 폭설로 인해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고 많은 운전자들이 고속도로에서 차 안에 갇혀있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주 초 영하 40도를 기록하며 올해 가장 낮은 기온을 경신했다. 극심한 추위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고 학교는 휴교에 돌입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 3일 영하 43.6도를 기록하면서 약 25년 만에 1월 최저 기온을 경신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국경 근처에 있는 핀란드 라플란드의 에논테키오 지역도 영하 43.1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스칸디나비아반도를 강타한 매서운 추위는 서유럽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를 강타한 홍수로 인해 수천명이 정전 가운데 놓였다.

이 지역에는 지난 2주 동안 홍수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명 보고됐으며 며칠 동안 내린 비로 인해 북부 여러 마을이 물에 잠겼다.

서유럽 일부 지역에는 폭풍이 몰아쳤다. 영국에서는 한 운전자가 폭풍 속 차량 위로 쓰러진 나무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핀란드 유틀란드 란더스 인근의 E45 고속도로에 수많은 트럭과 자동차가 혹한으로 인해 멈춰서있다. 스웨덴 라플란드에서 25년 만에 가장 추운 1월 기온을 기록하는 등 북유럽 지역의 기온이 이틀 연속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졌다. 눈과 강풍을 동반한 추운 날씨로 인해 북유럽 지역 전역의 교통이 마비됐다. (출처: 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핀란드 유틀란드 란더스 인근의 E45 고속도로에 수많은 트럭과 자동차가 혹한으로 인해 멈춰서있다. 스웨덴 라플란드에서 25년 만에 가장 추운 1월 기온을 기록하는 등 북유럽 지역의 기온이 이틀 연속 영하 40도 이하로 떨어졌다. 눈과 강풍을 동반한 추운 날씨로 인해 북유럽 지역 전역의 교통이 마비됐다. (출처: 뉴시스)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기상청이 ‘헨크’로 명명한 이 폭풍으로 인해 영국 전역에 정전, 교통 문제, 재산 피해 및 혼란이 발생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영국에서 가장 강한 강풍은 잉글랜드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와이트 섬에서 기록됐으며, 풍속이 시속 151㎞에 달했다.

네덜란드에서는 75세 남성이 자전거에서 떨어져 사망했는데, 강풍에 따른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북부에 폭우가 쏟아져 약 200명이 대피하고 1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프랑스 전역에서 구조대원 수백명이 침수된 주택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고 도로를 청소하기 위해 동원됐으며 체코, 슬로바키아, 네덜란드 등에서 인력과 장비가 지원됐다.

동유럽 주민들도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시베리아와 북극 지역의 한파가 러시아 서부를 휩쓸면서 모스크바를 비롯한 일부 지역의 기온이 1월 초 평균 기온을 훨씬 밑도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졌다.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및 기타 지역 당국은 주황색 기상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건강상의 위험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반면 유럽 남쪽인 발칸반도, 알바니아, 그리스, 터키, 키프로스 지역에서는 역대 따뜻한 겨울을 맞았다. 이날 알바니아에서는 21.8도, 터키에서는 26도를 기록하며 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또한 크로아티아와 발칸반도 대부분에서 따뜻한 밤을 맞았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남미도 1월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새해 한 주 동안 가장 따뜻한 지역은 멕시코였다. 지난 1월 3일 멕시코 콜리마주에서는 40도를 기록했다. 30여년간 세계 기온을 추적해 온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이날 엑스에 “12월 20일부터 1월 10일까지 북반구에서 40도가 넘는 날은 매우 드물며 보통은 북서 아프리카(주로 세네갈)에서만 발생한다”며 “2024년엔 멕시코가 1등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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