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휴전 협상’ 중단 선언
요르단강 서안서 총파업 예고
헤즈볼라 “그냥 넘길 일 아냐”
이 “이번 공격 책임 지지 않아”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암살’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하마스 부국장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암살’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하마스 부국장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군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암살’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 살레흐 알아루리(57세)를 살해했다고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이 밝혔다. 알아루리 부국장은 이스라엘군이 공중 및 지상 공세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암살된 하마스 고위 정치 지도자다.

이에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드론 공격으로 하마스 정치국 2인자인 알아루리 부국장이 숨진 뒤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이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 동맹인 레바논의 헤즈볼라 단체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레바논 남부 국경 부근에서 이스라엘군과 거의 매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을 향해 “시온주의자 정권이 테러와 범죄에 기반하고 있음을 입증한 범죄”라고 말했다. 카나니 대변인은 그러면서 “순교자의 피는 의심할 여지없이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온주의 점령자들에 맞서 싸우려는 저항의 동기를 다시 한 번 촉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알아루리 살해를 ‘암살’로 표현하며 레바논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마스도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 중이던 휴전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은 오랫동안 알아루리 부국장이 자국민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핵심 창립자인 알아루리가 수년 동안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에서 하마스 공격을 명령하고 감독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 관계자는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놓고 카타르와 이집트가 진행한 ‘협상의 핵심’에 알아루리 부국장이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알아루리 암살은 대응 또는 처벌 없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저항 세력은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고 있다”며 복수를 다짐했다.

지난해 8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텔레비전 연설 중 이스라엘에게 “레바논 땅에서 어떠한 암살도 자행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심각한 대응을 다짐한 바 있다.

무함마드 시타예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총리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알아루리 암살을 비난하며 “뒤따를 수 있는 위험과 그에 대한 결과”에 대해 경고했다.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날 라말라와 서안지구의 거리로 나와 알아루리의 암살를 규탄하며 “복수, 복수, 카삼!”을 외쳤다.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의 라말라 지부는 알아우리를 살해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3일 하루 총파업을 예고했다. 총파업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하마스의 인기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현지 일간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6시께 이스라엘의 무인기(드론)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에 위치한 하마스의 사무실을 타격했다. 이날 공격으로 알아루리 부국장을 포함한 6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수석 고문인 마크 레게브는 케이블 뉴스 채널인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레바논 국가나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높은 수준의 (방어와 공격) 준비 상태에 있으며 어떤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어 “오늘 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마스와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민간인의 곤경에 대한 전 세계적인 분노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병력을 철수할 계획을 발표해 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암시했지만, 공격이 수개월 걸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거의 3개월 동안 지속된 가자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가 총 2만 218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공습당한 레바논 베이루트의 하마스 사무실 건물[출처: AF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공습당한 레바논 베이루트의 하마스 사무실 건물[출처: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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