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무려 3년에 가까운 시간의 감염병으로부터 해방되어 좋아했다가, 급속하게 오른 금리로 인한 경제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2023년이 가고 갑진년의 2024년이 시작되었다. 새해가 되면 항상 새로운 마음과 희망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람들이 새해 첫날의 일출을 보기 위하여 여기저기 일출을 잘 볼 수 있는 장소로 가는 것도,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마음을 갖기 위함일 것이다.

새해가 되면서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좋은데, 새해가 된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세계 정세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국내 정세도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새해가 되었다고 우리나라 정치가 갑자기 선진화되는 것도 아니고 경제가 급격하게 좋아지고 부동산 경기가 풀려서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바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이 한순간에 풀려나가는 것도 아니다.

새해가 되면 우리 마음이 새로움을 느끼는 것뿐이고 현실은 특별히 바뀌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항상 자신의 마음과 태도를 다스리는 연습을 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어진 여건과 환경이 변한다고 하여도 마음을 굳건하게 다듬고 있으면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불가항력 즉 자신의 노력과 힘으로 안 되는 것도 있겠지만, 이에 대처하고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4년에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이미 정치권은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통하여 총선 준비를 하고 있다. 벌써 선거용의 각종 선전과 홍보가 난무하면서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흔들고 있다. 선거법에는 후보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통하여 유권자가 정확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시중에 회자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일이 법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이다.

우리나라는 실질적 효력을 갖고 있는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치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많은 법률을 갖고 있다. 그래서 법률을 제정하는 권한이 중요하다. 헌법에 의하여 법률제정권인 입법권을 갖고 있는 국가기관이 국회이다. 총선은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이다. 그래서 입법권이란 국가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인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합헌과 합법적인 의식과 지혜를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국익을 우선하는 국민의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물론 국민도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적 성향이 맞는 정당의 후보나 무소속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정당제 민주주의라는 점에서 정당정치가 국회를 통하여 행사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후보보다 정당을 선택할 수 있고, 비례대표제도도 있어서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국익을 우선할 수 있는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우리와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유권자인 국민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아무리 간접민주제로 인하여 대표를 선출한다고 하여도 모든 국정운영의 결과는 결국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거에서 주권자로서 국익 우선의 대표를 선출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이면서 책임이다.

지난해 금리로 인하여 세계 경제가 요동치면서 사림들의 삶이 팍팍해졌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부동산에 목을 매는 국가는 부동산가격의 등락이 운명을 좌우하는 것으로 느끼게 된다. 그런데 새해에는 부동산 특히 주택에 좀 더 초연해졌으면 한다. 사람들은 집 없는 서러움을 말하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0%를 진작에 넘겼다. 그런데도 정치권과 일부 투기꾼에 의하여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혼란에 빠지곤 한다.

이미 통계에도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구소멸로 인하여 국가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구상의 유일한 국가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가격에 흔들리면 미래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구감소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당장 실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가 줄어들면 일자리가 축소되면서 해당 고등교육기관의 수도 줄어든다. 그리고 몇 년이 더 지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줄어들고, 그 후에는 대학도 줄어든다. 그리고 국가를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젊은 세대가 줄어들면서 사회는 노쇠화하여 퇴보하면서 국가 동력이 줄어들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에게 다가온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진지하게 체계적·효율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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