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단지. 2023.11.19.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태영건설이 결국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7천억원가량의 대출을 내어준 금융기관의 손실과 그로 인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태영건설의 높은 부채 비율 등을 고려할 때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일부 채권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해당 대출이 실제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간접 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순익 타격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28일 금융당국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중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소집하고, 경영정상화 계획 결의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채권 행사 유예 등을 수반하는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구조조정이 예정된 만큼 태영건설에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들이 채권 일부에 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태영건설은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총 7243억원을 빌린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 말 장기차입금 총액은 1조 4942억원, 단기차입금 총액은 6608억원이다.

이 중 국내 은행권 대출액은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이다. 장기차입금에는 일반·시설자금 대출과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포함된다.

은행별로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PF 대출 1292억원과 단기차입금 710억원 등 2002억원으로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했다.

뒤를 이어 KB국민은행은 PF 대출 1500억원과 단기차입금 100억원 등 1600억원, IBK기업은행은 PF 대출 997억원, 우리은행은 단기차입금 720억원을 각각 빌려줬다.

신한은행은 PF 대출 436억원과 단기차입금 200억원 등 636억원을, 하나은행은 PF 대출 169억원과 단기차입금 450억원 등 619억원을 각각 태영건설에 대출해준 상태다.

보험사, 증권사, 제2금융권 등의 대출도 적지 않은 상태다.

한화생명보험은 845억원, IBK연금보험과 흥국생명보험은 각 268억원, 농협생명보험은 148억원의 PF 대출을 해줬다. 농협손해보험은 333억원, 한화손해보험과 푸본현대생명보험은 각 250억원의 시설자금을 빌려줬다.

증권사 중에는 KB증권이 412억원의 PF 대출을 제공했으며, 하나증권이 300억원, 한양증권이 1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각각 대출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50억원가량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내에선 해당 PF 대출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KB국민은행은 “태영건설 연결제무제표 주석의 단기차입금 현황에 따르면 KB국민은행 PF 대출이 1500억원이 있는 것이 맞다”면서도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를 100% 담보로 임대주택 개발사업을 하는 태영건설 계열사에 지급된 PF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사업자는 현재 80% 이상 공정률을 보이며 사실상 완공됐고 분양 계약률도 95% 이상”이라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이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도 “해당 대출은 태영건설 자회사에 대한 대출”이라며 “워크아웃 관련 채권이 아니고 담보 대출 및 분양 완료 사업장 대출로 구성돼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단기차입금은 회사 사옥 담보 대출이라서 채권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태영건설의 영업·재무 현황을 비롯해 PF 보증과 같은 우발 채무가 주 채무로 전이되는지 여부 등을 주시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태영건설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간접 손실도 우려되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도 검토 중이다.

특히 은행들은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중소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체 PF 사업장별 분양과 공정 현황, 공사비 확보 현황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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