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oChon’ 지구촌 교촌돼
교촌 주문 1초에 2마리씩
치킨은 일상, 소스는 선택
두 번 튀겨 간장·레드·허니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과 교촌치킨 두바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하우스샘플러(4인용) 메뉴와 하와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허니시리즈&떡볶이 살살 라이스 보울 메뉴.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권원강 교촌그룹 회장과 교촌치킨 두바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하우스샘플러(4인용) 메뉴와 하와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허니시리즈&떡볶이 살살 라이스 보울 메뉴.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편집자

국민 간식으로 입에 달고 사는 친근한 음식인 ‘치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K-푸드’다. 치킨 은 오랫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혼 자 배가 고플 때, 축구 경기 볼 때, 모처럼 가족 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우리는 배달 앱을 열고 ‘치킨 먹자’라고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 ‘2020 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치킨점 브랜드 수는 683개, 2021년 말 기 준 치킨 가맹점 수는 2만 9373개로 집계됐다. 치킨 브랜드별 현황을 보면 전국 가맹점 수가 BBQ 2002개, BHC 1770개, 교촌치킨 1337 개, 처갓집양념치킨 1241개, 굽네치킨 1095개 로 그 뒤를 이었다. K-팝, K-컬쳐 인기에 힘입 어 국내 치킨 3사는 해외 외국인들에게 K-치킨 문화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적인 문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본지는 그 이유와 성공 사례에 대해 살펴봤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국내 치킨 시장 포화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치킨 왕좌’를 노리는 교촌치킨이 신사업을 비롯한 ‘한식 문화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촌은 전체 매출 가운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부문 매출 비중을 조금씩 줄이는 반면, 커머스·신사업부문을 지속 확대해 왔다. 국내 치킨 시장 성장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점이 국내 치킨 3사 회장들의 수출 사업 확장 의지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이유다. 실제 교촌은 대표 메뉴인 간장·레드·허니 시리즈와 함께 현지화 메뉴 및 마케팅으로 전 세계 외국인의 입맛을 바꾸기 위한 ‘한식 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다. 

교촌은 한식 사업에 뛰어든 전력이 있다. 지난 2015년 한식 레스토랑 ‘앰도씨’ 출시였다. 이후 2018년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를 선보였다. 교촌그룹을 이끌고 있는 권원강 회장의 한식 사업은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전 세계인의 K-푸드 인기에 걸맞는 한식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아울러 교촌은 HMR(간편 가정식), 소스 등 식품 가공·유통시장 확장과 수제 맥주 등 커머스·신사업부문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12월 교촌의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교촌 데이라시티센터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매출 46만 디르함(약 1억 500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매장들과 비교하면 상위 3% 이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2021년 12월 교촌의 두바이 1호점 데이라시티센터점 매장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교촌 데이라시티센터점은 개점 한 달 만에 매출 46만 디르함(약 1억 500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매장들과 비교하면 상위 3% 이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경상도 태생 ‘kyoChon’… 대박 터뜨린 ‘114’ 일화

1991년 3월 40대의 권원강 회장이 ‘한국의 시골 마을을 고급스럽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에 떠오른 이름이 바로 ‘교촌’이다. 유명한 이상현 서예가에게 부탁해 붓글씨로 ‘kyoChon’ 마크를 만들었다. 경북 구미의 작은 마을에서 치킨업계 최상위권에 있는 교촌치킨이 탄생한 것이다. 권 회장은 양념통닭으로는 장사가 되지 않아 2년 동안 수많은 시도 끝에 교촌 특유의 간장 마늘 소스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권 회장은 교촌치킨을 홍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이한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114 안내 번호에 전화해 ‘교촌치킨’ 전화번호를 자주 물었더니 안내원들 사이에서 교촌이 화제가 된 것이다. 그 결과 무더운 여름날에도 구미 지역 114 안내원들의 치킨 주문이 쏟아졌다. 저녁 무렵 남녀 손님이 치킨을 먹고 있는데 인근 회사 직원 10여명이 회식하기 위해 교촌 가게를 방문했다. 그런데 매장 안에는 4인용 탁자가 3개뿐이라 먼저 온 손님이 불편하지 않도록 단체 손님을 받지 않았다. 고마운 손님은 금성사 구미공장의 노조 간부였다. 그 이후부터 노조의 각종 모임이나 집회 때마다 교촌치킨을 주문했고 구미 인근 지역인 김천까지 소문이 났다. 어느 날 한 중년 남성이 찾아와 기술 전수를 부탁한 게 교촌치킨 가맹점의 시작이었다. 1999년 케이앤지시스템을 설립해 사업을 전개하다 2000년대 초반 교촌은 수도권을 거쳐 전국 프랜차이즈로 성장해 2002년 교촌에프앤비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다. 

교촌치킨 1조각은 두 번 튀겨낸 뒤 75번의 붓질을 거쳐 탄생한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교촌치킨 1조각은 두 번 튀겨낸 뒤 75번의 붓질을 거쳐 탄생한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제2도약… 글로벌·소스·친환경·플랫폼 키워드

   교촌치킨 3대 핵심 소스 간장‧레드‧허니콤보

교촌그룹을 이끌고 있는 권 회장은 국내 동종 업계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인들에게 K-치킨 문화를 통한 글로벌 전략의 물꼬를 교촌의 ‘한식 문화’ 행보로 트고 있다. 교촌만의 메뉴 차별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에서 K-치킨 전파를 감당하고 있다. 올해 교촌은 미래성장 동력 기반으로 글로벌·소스·친환경·플랫폼 4가지 핵심 키워드를 선정했다. 교촌은 글로벌 종합 식품외식그룹을 비전으로 한 제2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권 회장은 올해 창립 31주년 신년사에서 “‘본질을 유지하되 새로운 것을 더한다’는 ‘해현갱장(海弦更張)’의 가치를 깊게 되새기면서 교촌 임직원들의 동반성장에 힘쓸 것”이라며 “교촌의 성장은 매출이나 이익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킨의 생명’ 맛을 내는 소스로 치킨업계 틈새 공략에 나선 권 회장. 교촌의 대표 메뉴 간장 베이스 ‘교촌시리즈’는 재래시장에서 맛본 간장에서 착안해 끈적이지 않고, 깔금한 맛을 내기 위해 국내산 통마늘과 발효간장을 사용했다. 교촌은 다른 치킨 브랜드처럼 튀긴 닭에 소스를 한꺼번에 뒤섞지 않고 붓으로 하나하나씩 입혀서 바삭하고 깔끔한 맛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인위적인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대신 고추로 유명한 밀양, 예천 지역 청양 홍고추에 사양 꿀과 딸기쨈이 사용된 ‘레드시리즈’, 그리고 ‘허니시리즈’. 

교촌은 글로벌 신매장 콘셉트로 전 세계 고객의 입맛을 K-치킨 ‘교촌 소스’로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치킨’만을 판매하는 치킨 브랜드가 아닌 한국식 치면(치킨+볶음면), 치맥(치킨+맥주) 등 다양한 식문화를 선도하며 ‘교촌의 한식 컨텐츠’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월드 맛잘알. 교촌은 지난달 22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지금도 1초에 2마리씩 교촌 3대 맛을 사랑해주셔서 THANKYO’ 라는 제목으로 고객들의 교촌치킨 시식 영상을 공유했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천지일보 2023.12.24.
월드 맛잘알. 교촌은 지난달 22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지금도 1초에 2마리씩 교촌 3대 맛을 사랑해주셔서 THANKYO’ 라는 제목으로 고객들의 교촌치킨 시식 영상을 공유했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천지일보 2023.12.24.
​월드 맛잘알. 교촌은 지난달 22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지금도 1초에 2마리씩 교촌 3대 맛을 사랑해주셔서 THANKYO’ 라는 제목으로 고객들의 교촌치킨 시식 영상을 공유했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천지일보 2023.12.24.
​월드 맛잘알. 교촌은 지난달 22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지금도 1초에 2마리씩 교촌 3대 맛을 사랑해주셔서 THANKYO’ 라는 제목으로 고객들의 교촌치킨 시식 영상을 공유했다. (출처: 교촌TV 1991 유튜브 캡쳐) ⓒ천지일보 2023.12.24.

◆2007년 미국진출… 해외 7개국 71곳 매장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아랍에미리트·대만 등 해외 7개국에 총 71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교촌은 2007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2009년에 중국, 2013년도에 인도네시아에 첫 매장을 개장하며 동남아 지역에 진출했다. 2021년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계약 체결로, 중동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같은 해 12월 중동 두바이에 1호점과 2호점, 3호점을 연이어 개장했다. 대만 북부 신베이시에 1호점을 개장했고 3개월 만에 타이베이101 타워에 2호점을 열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1호 매장을 개장했다. 내년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의 중심상권에 2호점을 잇달아 열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월 16일 미국 자회사 교촌 USA를 통해 캐나다 현지기업 미래F&B홀딩스와 MF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브리티시컬럼비아, 알버타, 서스캐처원 등 캐나다 서부 3개주에 가맹점을 세울 계획이다. 캐나다 벤쿠버에는 한인 고객층이 많아 교촌 가맹점에게 유리하다. 향후 5년 내 캐나다 서부지역에 30개 매장을 오픈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MF는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현지 기업에 기술을 지원하고 가맹사업 운영권을 판매해 로열티 및 수수료를 받는 계약 방식을 말한다. 설비투자 비용 등이 들지 않고 빠르게 기업 브랜드를 확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권원강, 경영 복귀 이후 첫 해외 오픈 ‘대만’

  글로벌 매장 모델 적용… ‘수제맥주’ 선보여

  현지화 공략… 두바이 ‘눈맛·입맛‘까지 열다

  메뉴 개발 주안점… 종교·국경일 즐거움까지

교촌에프앤비가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랜드마크 ‘타이페이101(타이페이금융센터)’에 대만 2호점을 오픈하고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대만 타이페이금융센터 2호점.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교촌에프앤비가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랜드마크 ‘타이페이101(타이페이금융센터)’에 대만 2호점을 오픈하고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대만 타이페이금융센터 2호점. (제공: 교촌F&B) ⓒ천지일보 2023.12.24.

교촌은 올해 8월 MF방식으로 대만에 진출했다. 대만 북부에 위치한 신베이시에 1호점을 열었다. 권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해외 진출이다. 대만 1호점은 매장은 132㎡(40평) 규모로 새로운 교촌 글로벌 매장 모델을 적용했다. 매장에서는 대표 치킨 메뉴와 현지 취향에 맞는 현지화 메뉴, 자체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 맥주를 선보인다. 오픈한 지 석 달 만에 대만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타이베이101 타워에 2호점을 열었다.

교촌 대만 3호점은 25일 신콩미츠코시(Shin Kong Mitsukoshi) 백화점 지하 2층 푸드코트에서 개장한다. 신콩미츠코시백화점이 위치한 신이 지역은 쇼핑몰·영화관 등 즐길 거리가 많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핵심 상권이다. 또한 인근에 타이베이101 랜드마크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어 유동 인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대만 3호점에서는 현지 식문화를 고려해 1인 메뉴를 선보이고 1인용 자리 12개를 마련했다. 앞서 1·2호점에서 큰 인기를 끈 ‘치맥(교촌 수제맥주 ‘문베어브루잉’+치킨) 메뉴를 필두로 시그니처 치킨과 사이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도 강화해 현지인·관광객 입맛 공략에 나섰다. 추후 그랩앤고(Grab&Go) 메뉴와 교촌 ‘시크릿 볶음면’ 2종을 포함한 '치면'(치킨+면) 메뉴도 선보일 방침이다.

두바이의 경우, 다양한 민족이 모여있는 특성을 반영해 밥을 즐기는 아시아 고객을 위한  볶음밥 메뉴를 준비했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윙 부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날개 부위로 구성된 윙 메뉴를 선보였다. 현지에 진출한 다른 한국 치킨 브랜드를 감안해  ‘갈릭볶음밥’ ‘김치볶음밥’ ‘닭갈비볶음밥’ 등 볶음밥 종류, 떡볶이, 닭강정 등의 메뉴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들의 식습관을 고려해 ‘교촌 소스’도 함께 제공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키즈 메뉴 4종도 마련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인들의 종교적 특성에 맞게 채식을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이에 ‘미트 트리(Meat Free)’ 메뉴와 ‘시즌별 콤보 메뉴’를 판매 중이며 미트프리 랩, 비빔밥 등을 함께 구성했다. 또한 한국의 설 연휴와 현지 국가 기념일 등이 있는 시기에는 기본 콤보 구성에 ‘파이팅 콤보’ ‘맛있는 콤보’ 등 현지 고객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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