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 정식임무 시작한듯

南은 첫 독자 위성 발사 성공

“위성 성능은 남이 북보다 월등”

(서울=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 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2023.12.2
(서울=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 첫 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미국 스페이스Ⅹ사의 우주발사체 '팰컨9'이 1일 현지시각 발사되고 있다. 2023.12.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발사된 지 11일 만인데, 북한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의 3일 보도로 알려졌다.

전날에는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낸 첫 군사정찰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우주 궤도에 잘 안착했고 교신에도 성공했다. 시기적으로만 보면 남북이 맞물려 있어 본격적인 우주 경쟁에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남북 위성 간 역량 차이는 뚜렷한데, 군이 독자 개발한 정찰위성의 정밀함이 지상에 있는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 내는 등 북한보다 훨씬 앞설 만큼 월등하게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 “위성운영실 임무 착수”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의 ‘정찰위성운영실’이 전날부터 임무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북한은 위성이 ‘세밀조종’ 기간을 거쳐 12월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혀왔다.

세밀조종공정은 위성의 궤도 안착, 카메라 등 관측도구가 지상관제소와 교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위성 자세 정렬, 촬영 상태와 사진 전송 점검 등 위성 전력화를 위한 미세조정 절차다.

방송은 운영실이 독립적인 군사정보조직으로 자기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임무수행을 통해 획득한 정보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해당 상설집행부서에 보고되고,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 부대와 조선인민군정찰총국에 제공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은 위성의 현재 상태나 새로운 촬영 정보 등은 이번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의 이런 주장이 과장됐을 수 있고, 만약 촬영이 사실이더라도 제대로 된 품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정찰위성 갖게 됐다는 사실에 고무됐는지 연일 진행 상황을 알리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위성이 발사된 뒤 22일과 24일, 25일 관제소를 직접 찾았고 이후에도 관제로소부터 거의 매일 같이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南위성, 30㎝ 물체도 식별 가능한 듯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발사한 군의 정찰위성 1호기는 400~600㎞ 고도에서 지구를 도는 저궤도 위성이다. 전자광학, 적외선 촬영 장비를 탑재해 감시, 정찰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촬영 영상은 가로세로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의 종류는 물론 사람이 걸어가는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는 성능이다.

지난 2015년 발사한 아리랑 3A호 위성이 가진 영상 해상도의 3배가 넘는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이동식발사대(TEL) 등 고정 및 이동표적도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해상도가 3m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와는 비교 불가라는 전문가 평가가 나온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남북이 우주 경쟁에 본격 돌입한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위성 성능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해상도는 3m 안팎으로 전해지고 있고 우리는 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브미터급이기 때문에 훨씬 더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찰위성 1호기의 성능이 세계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추가 발사하는 2호기부터는 고성능 영상 레이더를 탑재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민간업체들이 개발 중인 초소형 위성 수십기까지 추가로 발사하면 북한의 특정 지점을 30분 단위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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